문화/생활

“재취업을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죠. 다시 일하게 돼서 참 좋아요.”
25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한 병원. 수납 창구에서 분주하게 일하던 박영은씨.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이곳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다. 경력이 단절된 지 13년 만의 재취업이다.
박씨는 12년 동안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 뒤 1년간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척추 장애가 생겼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며 일자리를 찾았지만 취업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입소문 끝에 박씨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박씨는 심경희 취업설계사를 만나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면접을 보기 전에 거절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던 중 심씨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구인처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면접 일주일 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박씨와 심씨는 서로 부둥켜 안고 기뻐했다. 박씨는 “정말 고맙다”며 눈물까지 흘렸다. 심씨는 “박씨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취업에 도움을 줬을 때 더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 돕기는 2009년부터 본격화됐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손잡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설치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새일센터는 110개소가 지정돼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0만9,479명의 여성이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고령의 나이를 뛰어넘고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강릉새일센터의 손명옥 취업설계사는 2011년 6월 김명자씨를 처음 만났다. 김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였지만 반드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아들 내외가 갑작스럽게 이혼해 손자·손녀의 양육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근근이 시간제로 근무하던 그는 마지막 일인 가사도우미를 그만둔 후 재취업에 매번 실패했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거절 이유였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환경미화원 재취업
김씨는 센터 방문 후 손씨의 도움으로 재취업에 도전했다. 구직등록 후 한 달 만에 면접 볼 기회가 생겼다. 병원 환경미화원 자리였다.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업무가 과중해 김씨는 그해 12월 일을 그만두게 됐다. 어렵게 입사한 터라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다 체력이 부친 탓이었다. 입사한 지 5개월 만이었다.
손씨는 김씨의 구직등록을 다시 한 후 기회를 기다렸다. 강릉시청 홈페이지에 환경미화원 구인광고가 나오자 재취업 과정을 진행했다. 손씨는 김씨의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이력서를 수정하는 등 상담에 들어갔다. 서류 전형에 통과하고 면접이 이어졌다.
합격자 발표날, 5명의 합격자 명단에 김씨의 이름도 있었다. 김씨는 말할 수 없는 기쁨에 울먹이며 즉시 전화로 손씨에게 합격 소식을 알렸고 강릉 새일센터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손씨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줄 수 있어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광주 북구새일센터를 찾은 김미옥씨는 두딸의 교육비를 대기 위해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17년 동안 협동조합에 근무하다 병을 얻어 퇴직한 후 2년 넘게 경력이 단절돼 있었다. 회계 관련 업무를 희망하던 김씨는 절실한 심정으로 취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김씨의 나이가 구인처가 희망하는 회계사무원 나이보다 많아 녹록지 않았다.
박금희 직업상담사는 김씨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이 있음에 주목했다. 마침 광주 북구의 한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를 구하고 있었다. 해당 요양원이 평소 박씨와 유대감을 키워온 곳이라 김씨의 재취업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면접이 진행됐지만 나이도 많고 사회복지 전공도 아닌 터라 쉽지 않았다. 김씨는 면접 도중 “저를 고용한다면 급여의 3배 이상 열심히 일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 덕분에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요양원에서 일하게 됐다.
취직한 후에도 박씨는 김씨의 안부를 물으며 일터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챙기고 있다.
글·남형도 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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