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딸의 편지 “향기나는 아빠가 되어주세요”
집에 있으면 매일 안내방송이 나온다. “담배 냄새로 인한 입주민들의 불편사항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집 안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복도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동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그 방송이 나오면 아빠는 짜증을 내신다.
“그럼 어디 가서 피우라는 얘기야?”
아빠의 얘기가 끝나자마자 엄마가 대꾸한다. “그러니까 이제는 담배 좀 끊으세요”. 아빠는 짜증나는 얼굴로 담배를 들고 복도 계단으로 가신다.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 아빠 옆에 가면 냄새가 나서 동생하고 나는 아빠 옆에 가는 걸 싫어한다.
또 하루는 아파트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담뱃재 때문에 복도가 지저분해지니까 복도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셨다.
그날 엄마께서 우리한테 부탁을 하셨다. 아빠한테 담배 끊으라고 얘기 좀 하라는 거였다.
동생하고 나는 아빠가 퇴근하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빠한테 말씀을 드렸다. “아빠는 우리랑 오래오래 살고 싶지 않으세요?” “건강에도 안 좋고 빨리 죽을 수 있다는데 아빠는 우리랑 오래 살고 싶지 않아?”
아빠는 지금 있는 것만 다 피우고 끊겠다고 하셨다. 동생하고 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잔소리하니까 아빠는 담배를 휴지통에 버리셨다.

하지만 다음 날 또 사 가지고 오셨다. 우리는 아빠랑 뽀뽀도 하고 싶고 아빠랑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아빠한테는 담배 냄새가 나서 뽀뽀하는 게 싫다.
‘언제쯤 담배 냄새 안 나는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아빠 건강 생각하고 예쁜 딸들 생각해서 담배 끊으시고 좋은 향기 나는 아빠가 되어주세요. 아빠가 담배 끊으시면 우리가 만날 안아드리고, 뽀뽀도 해드릴게요.
아빠의 답장 “금연 성공한 아빠를 보여줄게”
사랑하는 예인아!
예인이가 큰 상을 받게 돼서 아빠는 무척 기쁘단다. 한편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아빠한테는 냄새가 나서 싫다고 얘기하고, 엄마한테는 좋은 냄새가 난다며 “엄마 냄새 좋다”고 얘기할 때 솔직히 서운한 생각만 들었단다. 예인이 글을 읽고 반성 많이 했어. ‘우리 딸이 어느새 이렇게 컸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진심으로 아빠를 걱정해서 그랬던 거구나 하며 많은 걸 느끼게 됐어.
아빠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나름 스트레스 풀 방법이 필요했던 것 같아. 너희들의 생각까지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구나. 미안하다.
아빠도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해 봤는데 정말 쉽지가 않구나.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예인아! 예인이가 “퇴근해서는 담배 피우지 말라”는 말에 아빠가 지금 약속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거 예인이도 알지? 퇴근한 아빠한테 달려와 안기며 뽀뽀해주는 너희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반성한다. 정말 하루라도 빨리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아빠가 다시 한 번 약속할게. 예인이 말대로 사랑하는 우리 딸들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아빠가 담배 끊을게.
아빠가 약속하면 지키는 사람인 거 알지? 이제는 아빠한테도 좋은 냄새가 날 수 있도록, 냄새 안 나는 아빠가 되도록 담배 끊을게. 약속해.
사랑하는 우리 가족, 아빠가 평생 지켜줄게.
마지막으로 예인이의 바람대로 내년에는 금연 성공한 아빠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도록 아빠가 담배 끊는 모습을 보여줄게. 사랑한다.
정리·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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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