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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삼 코이안 대표 ‘로봇 사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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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5미터의 커다란 스크린 위로 탐스러운 국화 그림이 펼쳐진다. 국화 주위로 나비들이 짝을 지어 모여들고 새들이 날아다닌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음악 ‘아리랑’의 선율이 곁들여지자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화면에 빠져든다. 이어 동양 의상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양 손에 부채를 장착한 로봇들은 전통음악의 선율에 맞춰 절도 있는 안무를 뽐낸다.

어느 순간 맑고 청명한 음색을 내는 타악기 마림바의 연주 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운다. 어쿠스틱 음악 연주를 하는 뮤직로봇 마리가 등장한 것이다. 로봇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가고자 하는 관람객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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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 에서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공연이 있다. 바로 코이안의 <서클비전 로봇쇼 : ‘HEYECAN(흥)’> 공연이다.

이 공연은 3D기술을 이용해 표현한 한국의 수묵담채화, 한국 코이안의 로봇기술과 전통문화를 접목한 로봇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전통미와 과학기술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이 공연은 국내 기업 코이안의 작품이다. 코이안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문화콘텐츠 기업이다.

코이안의 전병삼 대표는 문화와 기술을 접목한 공연을 선보이는 것을 일컬어 “비빔밥을 만드는 일”이라고 풀이한다.

“저희가 가장 잘하는 일은 비빔밥을 만드는 일이에요. 로봇, 3D, 뉴미디어 기술 등은 이미 예전부터 존재하던 아이템입니다.

저희는 이처럼 기존에 있던 야채, 밥 등을 그릇 안에 넣어 버무려서 정말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요. 나오는 비빔밥은 그때그때 달라요. 누가 만드느냐, 어떤 상에 올라가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지죠. 결국 융합이라는 게 서로 다른 것을 얼마나 잘 버무리는가에 따라 그 완성도가 결정됩니다. 융합 작업은 비빔밥을 만드는 일과 다를 게 없습니다.”

코이안은 과학과 문화예술을 융합해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IT월드쇼 2013’에 초청받아 참여했다.

당시 코이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디지털콘텐츠미래비전관의 대표 기업으로 참가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인 ‘디지로그’를 주제로 독창적인 뉴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였다. 각각 독립적인 줄로만 알았던 분야를 엮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2011년에는 세계 최초의 첫 체험형 대극장용 로봇뮤지컬 ‘로봇타타와 뮤직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로봇뮤지컬은 2.5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로봇이 44개의 건반을 두드리고 전자기타와 북, 탬버린을 연주하는 타악기 로봇이 등장하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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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또 다른 재료 바이오 기술 융합할 계획”

전 대표가 융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예술가로서 ‘소통’에 대해 고민하면서부터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조각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각을 만드는 건 좋은데 인터랙션(상호교류)이 부족한 게 아쉽더라고요. 예쁘게 만든 조각을 갖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작가로서 사람들과 좀 더 쌍방향적인 교감을 주고받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조각을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죠. 그러다 보니 키네틱 아트(Kinetic Art·움직임을 중시하거나 그것을 주요소로 하는 예술작품)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작품에 움직임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컴퓨터, 기계 등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전 대표는 비빔밥 안에 들어갈 또 다른 ‘재료’를 찾는 데 관심이 많다. 그는 사람들에게 코이안을 “로봇 플러스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로봇 기술과 뉴미디어,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년 내에 이 소개 문구 안에는 ‘바이오’라는 또 다른 비빔밥 재료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바이오 기술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며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재료, 소스 등이 결합된 더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글·김혜민 기자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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