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Q 최근 정부의 일자리와 복지정책이 청년층의 소외감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주명룡 회장 “장년들이라고 다들 대기업, 공공기관같이 좋은 일자리에서만 일하는 게 아니에요. 중소기업, 또는 더 열악한 직장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힘든 상황을 버팁니다. 정부에서 93만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는데, 우리 협회에서 조사해 보니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지지율이 청년층보다 장년층에서 낮았어요. 은퇴 이후 이미 질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좋은 일자리는 안 올 거야’ 하는 심정에서지요. 임금피크제 역시 장년층의 선호도가 낮았어요. 장년층은 당장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박신영 위원 “정년 연장으로 전체 일자리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개별적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고, 공공부문에서는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청·장년이 같이 살기 위해 아빠는 경직된 연공제를 파괴하고 임금 피크제를 받아들이는 분담과 양보를, 딸은 막연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건설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봐요. 법과 제도를 잘 모르는 청년들은 늘 악용과 오용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많아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같은 경우 역시 보호제도가 필요해 보여요. 기초연금제 같은 경우도 미래 수혜자인 청년들과도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어요.”

Q 60세 정년제로 인해 장년 일자리가 늘고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걱정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 회장 “고령화사회에서는 청년층 고용이 그만큼 줄게 되고, 고령층 고용이 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입니다. 지금 선진사회들이 그렇지요. 그런데 선진사회를 보면 고령층 고용으로 청년층 채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러한 사실이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정년 연장 제도 도입 전에 퇴직을 맞아야 하는 주변부 아버지 세대는 불행하기 짝이 없어요.”
박 위원 “현실적으로 두 세대가 겹친 서비스·판매 쪽의 비중이 워낙 많아서 대체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봐요. 또한 모두가 선호하는 안정된 1차 노동시장에서의 엄격한 고용보호는 청년들에게 있어 매우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어요. 신규 채용이 줄어 안정성이 떨어지는 2차 노동시장으로 내몰린 청년들이 질 낮은 노동환경에 노출될 수 있어요.”
Q 60세 정년제 도입과 관련해 보완 혹은 정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주 회장 “주변을 보면 저보다 4, 5년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있어요. 정년 후 장년층을 위한 일자리도 개발해야 합니다.
정년 연장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낀세대’에 대해서도 정년 연장 혜택을 조금은 부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합니다.”
박 위원 “임금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생각지만 정당한 보상체계를 반영할 수 있는 틀이 없는 상태에서 1차 노동시장의 노조를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도 보여요. 그리고 비정규직 시장을 포함한 2차 노동시장 보호도 염두에 두어야 할 거라고 봅니다.”
Q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세대별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주 회장 “지금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여성 중심으로 가고 있어 장년 남성들이 소외감을 느낍니다. 장년세대 가운데 경력단절 남성도 적지 않아요.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목적의 하나가 은퇴자에 대한 점진적 은퇴 대비라고 하는데, 장년 남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발이 시급합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은퇴자까지 염두에 둔 제도라는 것이 좀 더 부각돼야 합니다.”
박 위원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가정이 있는 여성이나 종일 일하기 힘든 고령자들이 주요 타깃이라고 봐요.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청년들은 양질의 전일제 일자리를 얻고자 할 거고요. 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에 대한 유연한 인식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직장이 아닌 직업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것이 전제된다면 시간선택제는 매우 유용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60세 정년제, 시간선택제 일자리, 기초연금제 등이 모두 언젠가 청년층도 수혜 대상이 될 것이란 주장이 있는데요.
주 회장 “앞으로 그러한 혜택을 받게 되는 세대는 행복한 세대라고 봅니다. 지금 선진국들을 볼 때 전체적으로 정년이 65~70세입니다. 고용시장이 유연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용하는 나라도 많습니다. 당장은 어려운 길이지만, 고령화사회가 되어갈수록 가야 하는 길입니다. 그 길을 함께 가야 하는 청년세대와 장년세대 사이에는 갈등이 아니라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박 위원 “물론 맞아요. 하지만 청년세대에게 ‘언젠가 수혜를 받을테니 그냥 버텨!’ 라고 하는 말은 ‘빵이 없으면 비스킷을 먹으면 되지’라는 말이 될 수 있어요. 이건 오늘날 살고 죽는 문제이기에 심각해요. 그래서 ‘너는 수혜받고, 나는 손해보고’ 차원으로 가면 안 된다고 봅니다. 수혜를 받는 쪽에서 양보를 하고, 손해를 보는 쪽에서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건설적으로 협의해 가야 해요.”
Q 일자리, 연금 등에서 세대간 이견을 해소하고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주 회장 “지금의 아버지 세대와 딸 혹은 아들 세대는 다른 세대처럼 보이지만 결코 다르지 않아요. 청년이 곧 장년이 됩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복지, 연금, 유권자 권리 등 전체적인 분야에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교감이 이뤄져야 해요. 그런 대화와 교류의 자리를 정부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오늘(12월 11일) ‘세대간 상생을 위한 일자리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주신 것도 좋지만, 일자리뿐 아니라 모든 문제를 청·장년이 주인공이 되어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교감이 이뤄지면 일자리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겁니다. 문제가 되기 이전에 아버지로서, 딸 혹은 아들로서 먼저 생각할 테니까요.”
박 위원 “그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풀어나간 협의체가 없었어요. 예를 들어 60세 정년제도 청년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진행되었어요. ‘세대간 상생을 위한 일자리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주신 것이 청년들에게는 매우 큰 의의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토론회의 발표자 90퍼센트는 장년이고 10퍼센트인 저만 청년이에요. 그래도 신경 써주시고, 이제 협의를 해 나가려고 하는 모습에 감사합니다. 청년위원회와 중·장년 대표 협의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걸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 대체관계에 있지 않고 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이에요.”
글·박경아 기자 / 사진·이원근 객원기자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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