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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금 전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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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식 키우고 살림하느라 그동안 힘드셨죠? 30대부터 50대까지 잃어버린 여성들의 꿈,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김보금(54) 전북 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겸직)은 ‘경력단절여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 호탕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전국에 100여 곳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지정·운영 중이다. 김센터장은 20여 년 동안 중학교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소비자학을 강의한 교수 출신이다. 2012년 1월 지금의 자리에 임용됐다.

지난해 12월 5일 현장근무를 끝내고 막 사무실로 돌아온 김센터장을 만났다.

지난 1년간 경력단절여성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을 어떻게 육성해 다시 사회로 내보낼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1주일에 2~3회씩 왕복 3~4시간이 넘는 9개의 시·군·구 거점 센터를 찾아 다니며 지역별 산업과 연계해 수요를 조사했습니다. 현장에서 교육과정도 직접 구상했고요. 지역별·산업체별 수많은 인사담당자를 만나 경력단절여성 채용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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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틈새산업을 공략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존 여성취업센터의 취업현황을 살펴보니 가사도우미·요양보호사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편중돼 있더군요. 지역별로 원하는 인재는 다른데 경력단절여성들의 선호직종은 오로지 사무직뿐이었죠.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했습니다. 여성들의 장기 취업을 위해서는 전북의 10대 전략산업과 맞물려 틈새산업을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새 3,708명을 취업시킨 비결이 있다면요?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과 취업하려는 여성들의 의지, 취업설계사의 노력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지요. 교육과정을 마치면 곧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기업과 다리를 놓은 것도 주효했고요. 여성들이 취업한 후에도 기본 3개월 동안 사후관리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3,708명을 취업시킬 수 있었습니다.”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직접 홍보까지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부이기 이전에 일하는 여성으로써 도전하면서 사는 삶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려주고 싶어 공익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남성 청·장년층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한 여성들에게 ‘취업’이라는 주제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직접 광고 카피를 작성해 방송사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홈쇼핑에서도 마감이 되어갈수록 상품 판매율이 급속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처럼 일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여성들의 잠자는 ‘열정’을 끄집어내기 위한 방편이었지요.”

 

현장에서 느낀 경력단절여성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섬세함과 차분함입니다. 집안일과 요리, 아이 돌보기 등 모든 것이 손으로 이뤄지는 거잖아요? 취업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손재주가 뛰어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용접이나 자동차부품 조립 같은 일을 권유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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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을 용접분야 등에 취업시킬 때 우여곡절도 많았다면서요?

“제가 가본 현장의 남성직원들은 40대가 넘어가면 술·담배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손 떨림이 심해 작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이런 현장에는 ‘섬세함으로 무장한 여성들을 투입하면 좋을 텐데’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게차 운전이나 용접 등으로 이들 여성의 영역이 넓어졌고, 회사에서도 남성들 못지않은 실력으로 인정받습니다.”

 

기억에 남는 취업 성공 사례도 많을 듯싶은데요?

“아이 셋을 키우며 20~30대를 보내 사회적 활동이 전혀 없는 결혼 12년차 주부가 있었죠. 대학 졸업 후 집안살림만 하셨던 분이어서 누가 말을 걸면 두려워할 정도로 매사에 소극적이었어요. 먼저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의기소침함을 떨쳐내도록 했어요. 그런 다음 책을 좋아하는 성격에 맞게 작은 도서관 관장님으로 취업시켜드렸습니다.”

 

50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사례도 있나요?

“그럼요. 자식들 다 키워놓고 외로움과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50대 여성 한 분이 딸의 손에 이끌려 센터를 찾았어요. 흔히 말하는 학벌도, 자격증도 없었지만 음식솜씨가 굉장히 좋으시더라고요. 장점을 살려 김치제조업체를 소개해 취업에 성공했죠.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줘 감사하다는 치사도 들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김치가 외국으로 수출되고, 그 과정을 통해 음식문화 전도사로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목표도 생겼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분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올해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졌다면서요?

“맞춤형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 17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북의 전략산업 가운데 하나인 LED산업이 중심이 되는 반도체 전문가 양성교육과 완주군공업단지의 맞춤형 교육인 품질검사원,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섬유산업 종사자 양성과정이 대표적입니다.”

 

취업률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겠는데요?

“수요 조사는 물론 인사담당자와 함께 회사에 필요한 인원을 미리 책정한 상태에서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 결과 지난해 대비 20%가량 취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취업설계사들이 분야별·직종별 담당자로 배치돼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구직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도 할 계획입니다.”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조언한다면요.

“30~50대 경력단절여성들은 취업정보 부족에 앞서 재취업의 두려움이 큽니다. 그러다 보니 취업을 원하면서도 잠재된 능력을 모르고 주저하는 경우가 많지요. 취업하고자 하는 의지만 갖고 오십시오. 그러면 잠자는 당신의 열정을 꺼내 제2의 인생을 꿈꿀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언제든 가까운 저희 센터를 방문해 주세요.”

글과 사진·박하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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