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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덕에 남에게 희망 주는 사람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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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big“힘들지만 힘들지 않아요. 몸은 좀 힘들어도 이렇게 많은 이와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거든요.”

지난 7월 22일 ‘2012 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 4일째 행사가 열린 전북 무주군 무주읍 반딧불체육관에서 만난 미국의 여성 태권도 유단자 쉴라 래지위츠(33·미국) 씨. 푹푹 찌는 여름더위에 33개국에서 온 청소년 2백여 명 앞에서 품새 시범을 보이느라 래지위츠 씨의 도복은 땀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얼굴엔 기쁜 미소가 가득했다.

짧은 금발, 발그스레한 볼, 소녀 같은 인상의 래지위츠 씨는 양팔 없는 장애인이다. 의사는 그가 태어난 지 며칠 안에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살긴 했지만, 열 살이 될 때까지 큰 수술을 열 번 이상 받아야 했다. 선천적으로 무릎뼈도 없어 중학교 때까지 금속 보조장치에 의존해 걸어야 했다. 그런 그가 2007년 태권도에 입문한 이후 2010년 세계태권도연맹이 공인하는 유단자가 됐다.

그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에 담겨 2011년 12월부터 미국 전역에 방송되어 그는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 2월에는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처음 찾아 국기원을 방문하고 청소년들에게 강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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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지위츠 씨는 이번 청소년태권도캠프에도 초청되어 특별강연과 품새 지도 등을 하게 됐다. 품새란 태권도에서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규정된 형식에 맞추어 수련할 수 있도록 이어놓은 동작을 말한다.

“전 태권도의 여러 동작 중 품새가 가장 좋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 좋거든요.”

래지위츠 씨는 품새 지도 전날인 7월 21일 무주리조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화면을 배경으로 하여 ‘태권도를 통한 희망’을 이야기해 청소년태권도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많은 스포츠 가운데 왜 태권도를 선택했을까. 레지위츠 씨는 “자신을 지키고 연마할 수 있는 무술을 찾았는데, 발을 많이 사용하는 태권도가 적합해 보였다”고 말했다.

발을 많이 사용하는 태권도는 뼈에 이상이 있고 근력이 약해 걷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그에게 결코 쉬운 무술이 아니었다.

“점프가 가장 힘들었어요. 또 오른쪽 다리가 약해 균형 잡기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살짝살짝 점프하는 것도 가능하고, 균형 잡기도 좋아졌어요. 물론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에 제 사범님이 공격법이나 자세에 대해 다르게 지도하신 부분도 있지만요.”

처음에 그에게 손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래지위츠 씨를 5년간 지도해 온 브루스 맥코이 사범은 할 수 있다며 독려했다고 한다. 래지위츠 씨는 현재 돌려차기 등 멋진 발기술은 물론, 손으로 송판 격파도 할 수 있다. 봉도 자유롭게 다루고 쌍절곤까지 돌린다. 도복과 호신장비 착용도 발가락을 이용해 스스로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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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래지위츠 씨는 집에서도 스스로 생활한다. 입과 손을 이용해 조리를 하고 타이핑을 친다. 인터뷰를 하며 기자에게 명함을 주는 것도 혼자서 했다. 핸드백을 열고 명함케이스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래지위츠 씨 명함에는 쌍절곤을 든 그의 사진이 들어 있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이후 격려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많은 전화와 이메일이 그에게 왔다고 한다.

“그런 반응을 접할 때면 제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더 힘을 얻게 됩니다. 어린 시절 수술비, 치료비 때문에 주변의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자라면서 난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태권도를 만나면서 그 방법을 찾게 된 거예요. 태권도 덕분에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될 수 있고, 제가 받은 것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는 현재 태권도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매사추세츠주 정부기관에서 청소년 학대 및 폭력 피해자들의 정신 치료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또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그의 경험담을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아낌없이 희망을 전하고 있다.

래지위츠 씨가 이렇게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희망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사랑 덕분이기도 하다.

“제 어머니는 장애를 가진 딸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셨어요. 보호해 가며 키울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키울지 고민하다 두번째를 선택하셨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저 혼자 힘으로 살아야 하니까요. 제가 독립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남들은 이해를 못 하기도 했지만 제 부모님은 저를 장애가 없는 두 언니와 똑같이 대해주시며 독립정신을 북돋워주셨어요.”

 

불가능

그의 어머니는 딸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불가능이란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는 것일 뿐이다(The impossible only takes little longer).” 래지위츠 씨는 이 말을 지금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래지위츠 씨는 내년 2월 2단 승단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라고 한다. 래지위츠 씨는 태권도를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그에게 태권도는 많은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기회였고, 자신을 알리는 창이기도 했다. 태권도에서 새 삶을 찾은 래지위츠씨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더 많은 이와 꿈과 희망을 나누게 될 것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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