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고 했던가. 60대를 전후한 용사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국토를 종단하는 행사를 가졌다. 지난 10월 15일 출발지인 부산 유엔(UN)기념공원에 모인 22명의 용사들에게는 찬사가 이어졌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나라사랑 국토종단’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1급 중상이용사들이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국토종단이라는 힘든 일정을 마다하지 않고 동참한 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안보의식을 고취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몸이 불편한 상이용사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었다.
1986년 11월 국내에서 훈련 도중 척추 마비로 상이용사가 된 이억수씨도 이번 국토종단에 참가하며, “부상 이후에도 삶은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할 수 없게 된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에 있습니다”고 말해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10월 15일부터 23일까지(8박9일) 진행된 이번 국토종단에는 22명의 1급 중상이용사들을 비롯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구간별로 참가한 이들까지 합해 모두 1백60여 명의 상이용사가 동참했다.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는 중상이용사들은 핸드사이클을 타고 대구 다부동 전적기념관, 경북 문경 탄금대 충혼탑, 인천 인천상륙작전기념비 등을 거쳐 서울 현충원까지 총 7백킬로미터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했다. 기존 도로가 아닌, 낙동강과 한강에 신설된 자전거길을 주로 이용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인근 군부대 자전거 동아리 소속의 장병들이 상이용사들과 함께 주행하며 전우애를 나눴다. 숙소와 식사는 경유 지역 인근 군부대에서 제공했다. 젊은 장병들과의 대화를 위해 별도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국토종단에 참가한 송신남씨의 경우 중상이용사의 모범적 극복사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1964년 군에 입대한 송씨는 1966년 베트남 파병 당시 저격수의 총에 맞아 전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재활스포츠로 선택한 탁구가 그의 인생을 다시 바꿔 놨다. 피나는 노력 끝에 상반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1972년 독일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에 출전, 2관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번 국토종단에 참여한 1급 중상이용사들은 대부분 이씨처럼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나아가 장애인올림픽 등에 출전, 국위를 선양한 인사들이다.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친 젊은 후배들은 좌절에 빠지지 말고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운동으로 재활을 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한다면 국가대표로 개인과 국가를 위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장애를 이겨 내면서 동시에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의 땀과 눈빛에서 저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합니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올바른 국가유공자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국민이 상이용사들과 함께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국토종단을 주관한 국가보훈처는 관계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행사에 적극 동참한 것도 이런 기본 취지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 김종오 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큰 희생을 하신 국가유공자 1급 중상이용사들의 나라사랑과 호국정신이 국민들 가슴속에 고귀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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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