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월석(月石)이 담긴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기념패,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이 보낸 선녀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현장의 미루나무로 만든 토막패….
국가기록원이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고 있는 ‘선물과 유품으로 만나는 박정희’ 특별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 전시품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유가족이 1984년 국가에 기증해 국립민속박물관이 보관하다 지난 7월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진 4백87점 중 2백여 점. 국가기록원 노영종 연구관은 “정부 수립 후 최초로 대통령이 재임 중 외국 정상 등에게서 받은 선물과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눈길을 끄는 선물로는 1970년 4월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보낸 아폴로 11호 월석 기념패가 있다. 태극기와 진공 유리 반구(半球)에 월석 네 조각을 넣어 만든 것으로, 태극기는 미국 정부가 우방국에 대한 예우로 달에 싣고 갔다가 가져온 것이다.
선녀 얼굴과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 그린 듯 섬세한 선녀도는 평양 만수대 창작사가 자수로 만든 작품이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조율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의 밀사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통해 김일성 전 주석이 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청자목문(靑磁牧文) 항아리도 김 전 주석의 선물로 1976년 남북적십자회담 때 대표단을 통해 전달받은 것이다.
미루나무 토막패는 1976년 8·18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있던 미루나무를 토막 낸 뒤 사진과 글을 새겨 넣은 것으로 리처드 스틸웰 당시 미8군 사령관의 선물이다.
이 밖에도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백마상과 말안장,장제스(蔣介石) 전 타이완 총통이 증정한 돌사자상, 태국의 타놈 전 총리가 선물한 상아로 만든 승전고, 호주의 홀트 전총리가 선물한 진주 장식함 등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 많다.
이번 전시는 세계 42개국 정상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1960~70년대 외교 행보를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전시회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이 기록물들은 개인 유물이 아니라 우리나라 외교사의 족적이고 시대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70년대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냉전의 최전선에 있었던 약소국이었고 외교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었다”며 “한 나라라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전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서재에서 사용하던 책상, 결재용 받침대 등과 함께 ‘유비무환(有備無患)’ 친필 휘호와 육영수 여사가 사용하던 소파 등도 당시 모습대로 재현됐다. 또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대부인 재미 과학자 김완희 박사가 박 전 대통령과 주고받은 친필 서한 5점이 공개됐고, 박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과 사진 등을 모은 영상물도 관람할 수 있다.
박상덕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 기록물은 국민의 소유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을 통해 국민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기록원은 역대 다른 대통령들의 선물과 유품도 정리가 되는 대로 전시회를 열어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시장에는 대통령 기록물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범국민적 기증문화 확산을 위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대통령 기록물을 기증할 수 있는 ‘대통령기록물 기증 접수창구’도 운영한다. 기록물 기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이혜련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Tel 031-750-2147 www.p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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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