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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백만 개의 이미지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의 숱한 이미지를 담은 이번 전시를 초상화 갤러리 또는 가족 앨범 순례라고 이해해달라.”

9월 3일 개막한 제8회 광주비엔날레의 마시밀리아노 조니 총감독은 올해 전시 주제인 ‘만인보(萬人譜·10000 LIVES)’를 이렇게 풀었다.

만인보는 고은 시인이 펴낸 30권 분량의 장편 연작 시집 <만인보>를 그대로 본뜬 주제. 고은 시인이 만났던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 3천8백명을 서술한 <만인보>처럼 인간 군상의 이미지를 현대미술로 표현하려는 시도다. 표현 방식은 사진, 가면, 인형, 조형, 영상, 아바타 등으로 세계 31개국에서 1백34명의 작가가 9천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맨 처음 만나는 작품은 크로아티아 작가 사냐 이베코비치의 <살아 있는 기념식>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중가요를 부르던 장면을 재현한 전시물이다. 자오수통 등 중국 작가들이 제작한 <렌트 컬렉션 코트야드>는 소작농들의 애환을 담은 1백3개의 인체 실물 크기 조각품들이다. 독일 작가 이데사 헨델스가 수집한 사진과 인형 등으로 꾸민 <테디베어 프로젝트>는 테디베어를 소재로 3천여 명의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사소한 일상과 자아를 섬세하게 기록한 연대기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중국 시골 노동자들이 스스로 삶을 녹화한 <우리 마을>, 중국인 예징리가 60여 년간 매년 자신의 사진을 찍은 <60년의 초상화>, 수천 장의 스냅 샷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스위스 작가 피실리와 바이스의 <보이는 세상>, 한국의 작가집단 안경점이 2백46일을 기록한 <no date, no data> 등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관람객 참여 기회도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즉석 사진을 찍어 벽에 붙이는 <실시간 전시 n.4(당신의 덧없는 잠깐 동안의 방문을 사진으로 찍어 벽에 남기시오)>가 진행 중이다. 광주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옥상에서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시장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양동시장전>이 열린다. 초등학교, 치과 등 광주 일대 25개소에서는 시민 공모로 뽑힌 작품을 전시하는 <나도 비엔날레 작가 : 만인보+1>이 마련돼 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 무대에서는 전시 기간 동안 매 주말 민속공연, 사물놀이 등을 펼치는 ‘만인 주말 콘서트’가 열린다.
 

글·최은숙 기자 /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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