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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그 섧고 흥청거린 밤”

“활활 불이 붙은 칼을 쥐고 외줄을 타고 건너온다. 앳된 얼굴이다. 쳐다보는 눈들에겐 어째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그런데 한 여성은 어쩌다 한번 구경하게 된 곡예에 말 그대로 그만 홀딱 반하고 만다. 그예 곡마단 사람들과 뒤섞여 지내려는 뜻을 굳힌다. 그렇게 얽히고설켜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곡마단 사람들’의 저자인 오진령 씨 얘기다. 그녀는 이런 경험을 “신이 내렸다”고 말한다. 그녀는 6년 간 거친 경험을 앵글에 고스란히 담아 ‘어릿광대와 사랑에 빠지다’라는 사진전도 열었다. 컴퓨터니 게임이니 뭐니 해서 온갖 놀이에 휩쓸려 진짜 잊혀지고 마는 게 아닌가 하는, 가슴 저미는 생채기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곡마단 사람들 얘기다. 

시인 정지용 선생은 노래 끝자락에 ‘나의 마흔아홉 해가/접시 따러 돈다/나는 박수한다’라고 적었다. 곡마단 구경하던 날을 하필이면 ‘섧고 흥청거린 밤’이라고 표현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애달픈 삶이 묻어나기도 한다. 더욱이 요즘 세상에야 더하지 않을까.

그래서 경쟁력을 갖추려는 몸짓이 뚜렷하다. 세태가 바뀐 만큼이나 ‘메뉴’가 따라 바뀌었다.
 

글 송한수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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