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밤 9시가 가까워 오자 해상문화공간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3천 석 스탠드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일부 관람객들은 지대가 높은 아쿠아리움 쪽 테라스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모두 9시30분에 시작되는 빅오쇼를 보기 위한 인파였다.
그 시각, 스탠드 뒤쪽에 마련된 기기실에서는 남재헌 빅오쇼 사업단장의 지휘 아래 5~6명의 스태프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분수, 영상, 조명, 레이저 등의 상태를 최종 점검했다. 기기와 모니터, 공연이 펼쳐질 무대를 번갈아 응시하는 눈빛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누구 하나 말을 꺼내는 사람도 없었다. 남재헌 단장은 “공연 직전인 지금이 가장 예민해지는 시간”이라며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하지만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주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첨단 멀티미디어쇼이다 보니 설치도 복잡하지만 그것을 한 치의 오차없이 가동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다 예기치 못한 상황들도 가끔 발생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전산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생긴다해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보다 완벽한 공연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죠.
빅오쇼 앞에 진행되는 해상쇼와 수상페스티벌 공연이 8시30분에 끝나기 때문에 그 무대를 정리하고 나면 저희에게 주어지는 준비시간은 20분 정도밖에 안 되지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점검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매일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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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30분, 공연이 시작되자 해상 분수들이 일제히 리듬에 맞추어 하늘로 솟구쳤다. 조명이 더해지면서 화려한 물줄기들이 춤을 추는 모습은 장관 그 자체였다.
곧이어 높이 47미터, 지름 41미터의 거대한 빅오가 얇은 물막의 워터스크린으로 변신하는가 싶더니, 50여 개의 조명과 레이저를 이용한 3D 애니메이션이 펼쳐졌다.
물과 불, 빛이 만들어내는 이 첨단 멀티미디어쇼에 관람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기기에 온 마음과 몸을 집중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반복되는 힘겨운 일과지만 관람객들이 보여주는 이처럼 뜨거운 박수와 호응은 이들에게 힘이자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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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쇼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현재 남재헌 단장을 비롯해 7~8명 정도. 한시적 프로젝트인 박람회의 특성상 정규 팀으로 편성된 것이 아니라 업무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며 계속 변화하고 있다.
쇼의 기술적인 부분과 연출을 담당한 프랑스 ECA2사의 경우 기술팀은 모두 철수한 상태. 쇼 디자이너이자 연출가인 제임스 탐스만 남아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쇼와 관련된 세부 사항들을 빅오쇼사업단 소속 직원에게 전수하는 중이다. 제임스 탐스는 ECA2의 주요 작업에 참여한 베테랑으로 빅오쇼 연출 실무자로 활약했다.
미국의 WET사 소속인 세르지오 디비아는 해상분수쇼를 총괄하고 있다. 여수에서 일한 지 7개월째 되었다는 그는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어 분수쇼를 하기에는 정말 멋진 환경”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국인 스태프로는 조성원, 홍유리, 김유빈 팀장이 있다. 이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빅오쇼를 이끌어가기 위해 새롭게 채용된 인력. 조성원 팀장은 전체 오퍼레이션을, 홍유리 팀장은 분수·조명을, 김유빈 팀장은 음향을 맡았다.
세 사람 모두 멀티미디어쇼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실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새롭게 배우는 중이다. 이밖에 워터젯과 화염 담당 업체 직원이 각각 1명씩 상주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시스템 안정화 단계에 투입돼 초기부터 이 작업을 지켜본 사람은 남재헌 단장이 유일하다.
남 단장은 국토해양부 항만정책과 소속으로 중장기 항만 기본정책 수립 등의 업무를 해왔다. 그러다 2010년 1월, 빅오쇼사업단 신설과 함께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상 공사는 익숙한 분야였지만 멀티미디어쇼는 전혀 몰라 고생을 많이 했다”는 그는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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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쇼 외에도 각종 콘서트나 공연에 필요한 조명, 음향을 모두 이곳에서 관리하고 있어 한국인 스태프들은 상시 대기 상태다. 기기를 반납받고, 마무리하는 작업을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 콘서트의 경우 리허설이 새벽까지 이어져 밤샘을 하기도 한다.
남 단장은 “몸이 고된 것은 둘째치고, 아직은 시스템상에서 소소한 에러들이 발견돼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그래도 빅오쇼가 여수엑스포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자리 잡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빅오쇼 스태프들은 한 치의 실수도 없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힘은 들지만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쇼를 선보이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글·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서경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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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