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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싹한 연애>로 연기변신한 손예진




천사 같은 얼굴에 반달 눈웃음, 하얀 피부와 가녀린 몸매.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했을 당시 손예진은 청순가련 그 자체였다. 이후 <클래식>, <여름향기> 등에서 그가 맡은 인물들이 하나같이 ‘청순한’ 인물이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

그러나 그는 2005년 송일국과 함께 출연한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깜짝 놀랄 변신을 선보인다. ‘작업계의 대표선수’ 지원 역을 맡은 것. 손예진은 여기에서 그동안 숨겨 왔던 섹시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그리고 몇 달 뒤 손예진은 또 한번 과감한 변신을 한다.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이혼녀 역을 맡은 것. 결혼도 하지 않은 20대 여배우였기에, 더군다나 청순가련형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였기에 이혼녀 변신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그는 결심이라도 한 듯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마저 싹둑 잘라버린다. 거침없는 행동과 털털한 말투, 여성 시청자들이 손예진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그는 <연애시대>를 통해 망가져도 예쁜, 아니 망가져서 더 예쁜 배우로 자리매김한다.




“<작업의 정석>을 통해 망가졌을 때 주변의 반응은 다양했어요. ‘굳이 왜 그런 걸 하느냐’고 말리는 분들도 있었죠. 저는 대중이 좋아하는 이미지에 대한 미련이나 두려움 같은 건 없어요. 그래서 소매치기도 할 수 있었고, 이혼녀도 할 수 있었죠.”

손예진은 작품을 선택할 때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는다. 연기로써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 출연했을 당시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예진이 실제 저런 사람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후에도 연기변신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

영화 <백야행>에서는 연인을 복수의 도구로 삼는 차가운 여자로,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실수도 잘하고 덜렁대기도 잘하는 귀여운 여인으로 분했다.

특히 <개인의 취향>에서 그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얼굴로 출연해, ‘손예진은 얼굴이 아니라 연기로 승부하는 배우’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줬다. 평론가들은 어떤 역할을 맡겨도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내는 손예진의 능력을 높이 샀다.

영화 <백야행>을 연출한 박신우 감독은 “손예진의 평소 모습까지 모두 알고 있기에, 그녀의 연기를 보고있자면 소름이 돋을 정도”라며 “평소와 다른 모습과 느낌을 연기로 보여주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고수 역시 손예진을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네티즌의 반응은 그야말로 칭찬 일색이다. 네티즌은 그를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연기까지 잘하는 진짜 배우”, “명품배우”라고 부른다.

그런 손예진이 또 한 번 다른 옷을 입는다. 이달 개봉하는 영화 <오싹한 연애>에서 주량이 소주 7병인 ‘강철체력녀’를 연기한 것. <오싹한 연애>의 주인공 강여리는 술만 마시면 주사를 부리는 귀여운 진상녀다. 거기에 귀신을 볼 줄 아는 특별한 능력도 갖췄다.

영화에서 여리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모두 위험에 처하게 돼 여리는 남자친구는 물론 친구나 가족과도 떨어져 지낸다. 그녀는 자신만의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하는 외로움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손예진은 여리에 대해 “우울하긴 하지만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11월 21일 열린 ‘오싹한 연애’ 기자간담회에서 손예진은 “배우가 캐릭터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정말 그 인물이 돼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리가 귀신을 보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잘못 자 실제로 나도 함께 잠을 자지 않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두려움에 떨다 보면 정신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 심한 몰입은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손예진이 맡은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와 호러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의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화법으로 ‘무서운 장면도 코믹하게’ 그려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극중 여리의 소개팅 장면에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공포 시퀀스의 경우 로맨스와 호러가 뚜렷하게 대비되며 관객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다. 황인호 감독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 곧 위험에 처하는 것’이 돼버리는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얼마든지 진정한 사랑이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아름답게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손예진은 현재 배우 설경구, 김상경과 함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인 <타워>를 촬영 중이다. 세간에는 ‘(손예진이) 너무 많은 변신을 시도해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지 않으냐’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손예진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는 못 갔어요.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이 지금도 많은 걸요.”

글·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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