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웅장한 반주 소리를 뚫고 나온 외침에 객석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축을 울리는듯한 거대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공연장 내부는 온통 분홍빛 형광봉으로 넘실거렸고 천장을 감싼 대형 막이 찢어질 듯 환호는 그칠 줄 몰랐다. 소녀시대는 9월 2일부터 4일까지 ‘도쿄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열린 <SM 콘서트>에서 객석의 호응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공연은 소녀시대를 비롯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보아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여는 합동 콘서트였다. 3일간 5만명씩 총 15만명을 동원한 매머드급 콘서트로 일본 내 아시아 출신 가수의 단일 공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날 공연의 ‘꽃’은 단연 소녀시대였다. 멤버 가운데 첫선을 보인 것은 제시카. 여동생이자 f(x)의 멤버 크리스탈과 함께 ‘틱 톡(TikTok)’을 부르며 공연 초반 흥을 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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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중반으로 향하자 소녀시대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블랙톤의 의상과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콘셉트로 등장한 ‘런 데빌런(Run devil run)’이 시작되자 객석은 들끓기 시작했다.
소녀시대는 이날 공연에서 부른 7곡 가운데 5곡을 일본어 버전으로 소화했다. ‘배드 걸(Bad Girl)’ ‘미스터 택시(Mr. Taxi)’ 등은 일본어로 발표한 곡이고 ‘런 데빌 런’ ‘소원을 말해봐’ ‘지(Gee)’ 등은 번역한 노래다. ‘소원을 말해봐’ ‘지’ 등을 부를 때는 주요 후렴구를 팬들이 따라 부르는 우렁찬 ‘떼창’이 터져 나왔다.
다른 팀에 비해 일본어 곡 비중이 높다 보니 객석의 호응도 뜨거웠다. 멤버들은 무대 중간 객석을 향해 유창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소녀시대가 일본에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지난해 8월 25일이다.
일본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2만여 명 팬들 앞에 쇼케이스를 열고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각선미가 예쁜 ‘미각’ 그룹이라는 애칭으로 주목받으며 단박에 일본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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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 소녀시대가 보여 준 기록 행진은 실로 눈부시다. 일본 진출 기념 DVD ‘뉴 비기닝 오브 걸스 제너레이션(New Beginning of Girl’s Generation)’은 8월 11일 발매와 함께 오리콘 DVD 일간차트 1위에 올랐다. 데뷔 싱글 ‘지니(Genie)’를 시작으로 ‘지’ ‘미스터 택시’ 등 발매한 모든 싱글은 1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해 일본 레코드협회로부터 ‘골드’ 인증을 받았다.
6월 1일 발매된 일본 첫 정규 앨범 ‘걸스 제너레이션(Girl’s Generation)’은 발매일 7만3천5백83장이 팔려 앨범 일간차트 1위를 차지했다. 결국 50만 장을 넘게 팔아 국내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더블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5월 31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소녀시대의 첫 일본 전국투어는 6개 도시에서 14회 공연을 통해 약14만명을 동원했다.
일본 전역을 강타한 소녀시대는 문화 현상으로 불릴 만큼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일례로 고교 영어 부교재에 소녀시대가 등장했다. 출판사 피어슨 키리하라가 만든 이 교재는 2쪽에 걸쳐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류 스타를 소개했다.
신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른 소녀시대의 활약이 일본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유튜브는 소녀시대의 또 다른 의미의 주무대가 된 지 오래다.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 등지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K팝 붐을 실감하게 한다. 이들의 히트곡 ‘지’의 뮤직비디오는 5천만 조회수를 넘었다. ‘오!(Oh!)’는 4천1백만, ‘런 데빌 런’은 2천8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녀시대에 대한 관심은 인터넷 사용이 비교적 자유롭지 못한 북한에도 바이러스에 전염되듯 널리 퍼지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RFA) 라디오 방송은 8월 15일 북한 젊은이들이 소녀시대 열풍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요즘 평양 젊은이들에게 소녀시대의 춤을 배우기 위한 댄스 교습이 유행하고 중국을 왕래하는 무역상을 통해 이들의 CD를 구해달라는 청탁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소녀시대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팬들과 호흡할 마음을 다지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다부진 각오를 숨기지 않는다.
도쿄돔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K팝이 집중을 받고 있다.
많은 분이 집중해 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힌 서현의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8월 14일 미국 뉴스사이트 CNN과 가진 영어 인터뷰에서 소녀시대의 다짐은 좀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인터뷰는 일본의 유명 록페스티벌 ‘서머소닉’에서 진행됐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에디터 로버트 마이크 풀은 ‘서머소닉’에 제이 지, 비욘세, 콜드 플레이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참가했던 것을 언급하며 소녀시대를 ‘한류를 이끄는 리더’라 소개했다. 풀은 “소녀시대의 여정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어린 나이부터 준비해 온 소녀시대 멤버들의 준비된 자세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에너지”를 높이 평가했다.
제시카는 “내년엔 영어로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북미 진출이 성공해서) 월드와이드 기록도 세우고 싶다”고 더 큰 꿈을 드러냈다. 세계 무대를 향한 소녀시대의 당찬 도전이 세계 음악 시장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업계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ㆍ김성한 (스포츠한국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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