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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수 온 아랍에미리트 기능올림픽대표단




서울 종로구 흥인동 성동공고 내에 위치한 한국기능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 훈련소. 이곳에서는 정보기술, 옥내제어, 컴퓨터정보통신, 웹디자인 등 4개 직종의 아랍에미리트(UAE)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과 함께 기능올림픽 사전과제를 수행하며 준비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UAE 기술위원들도 우리나라 기술위원들에게 선수훈련 및 대회준비 요령을 일대 일로 지도받았다.

한국은 오는 9월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31개 전 종목에 32명이 출전하지만, UAE는 7개 종목에만 출전한다. 이번 연수에 7개 종목 대표들이 다 참가한 것이다. 성동공고에서 연수 중인 4개 직종 외에 자동차정비는 현대자동차 남부연수원(서울), 용접은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경남 거제), 기계설계캐드는 삼성테크윈 지식정보연수원(경남 창원)에서 각각 연수했다.




UAE 선수단 리더 격인 타하 자심(43) 기술위원(옥내제어 직종)은 “이번 한국 연수를 통해 원하던 것 이상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일정표를 받아봤을 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꽉 짜인 일정에 놀랐다고 했다. 중동국가들은 무더운 날씨로인해 오후 3시 이후엔 낮잠을 자거나 쉬는 것이 일반적이란 것.

그러나 막상 한국에 와서 한국 선수단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는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자심 위원은 “다들 우리를 열정적으로 도와줬다. 그게 ‘푸시(push)’가 돼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세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훈련한 지 11일째이던 지난 7월 14일,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 옥내제어 직종 오마르 모하메드 알 마주키(21) 선수는 한국 대표 황선정(20·삼성중공업) 선수와 실전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모하메드 선수는 “모든 것이 좋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며 “UAE 대표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말했다.

옥내제어 직종에서는 우리나라 황선정 선수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지만, UAE도 지난 2009년 캐나다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다. 올 9월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라이벌일 수도 있는 황 선수와 모하메드 선수가 이렇게 같은 방에서 나란히 같은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다른 연습실에서는 정보통신, 컴퓨터 통신, 웹디자인 등 3개 직종의 UAE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모의 실전 프로젝트와 씨름 중이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파견한 통역요원들이 양국 선수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도왔다.

웹디자인 직종의 사디 아윱(37) 기술위원은 “연수기간이 짧아 선수들은 기본지식보다 실전 응용력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뒀고, 기술위원들은 한국 기술위원들이 어떤 식으로 선수를 훈련시키고 우승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윱 위원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워간다. 다음에는 6개월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웹디자인 직종 대표인 마라완 압둘라 알 만수리(18) 선수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통신 직종에서 양국 선수단의 기술 격차가 컸다. 정보통신 연수는 한국 선수들이 UAE 선수들에게 실전 노하우를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수를 지원하고 있는 산업인력공단 국제교류팀 이미숙 과장은 “우리 선수들이 참 열심히 도와준다. 행여 우리 선수들에게 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UAE 선수단 리더인 자심 위원은 “한국에 오기 전 가장 걱정한 것이 음식과 문화적 차이였지만,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 덕분에 편안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UAE 선수들은 음식이 입에 안 맞을 것을 우려해 통조림을 잔뜩 싸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통조림들은 호텔방에 방치되고 말았다. UAE 선수들이 명동 구경을 나섰다가 입맛에 딱맞는 아랍음식 전문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스무 살 전후인 UAE 선수들은 기술위원들보다 훨씬 한국관광에 적극적이다. 일과시간 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도 둘러보고 왔다는 압둘라 선수는 “논현동의 헤어숍에서 한 머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엄마에게 요청해 두바이에 지점을 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통 큰’ 말이 나올 만한 나라가 UAE다. 인구 4백만명의 UAE는 세계 4위의 원유매장량을 가진 1인당 국민소득 5만5천 달러의 중동 부국. UAE 하면 우리 국민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원전수출로, 한국은 지난해 12월 47조원 규모의 UAE 원전을 수주했고, 이는 사상 첫 원전수출로 기록됐다.

지난 1월에는 우리나라의 군사훈련협력단 아크부대가 UAE로 출국해 전투위험이 없는 비분쟁 지역에서 상대국과 훈련 경험을 나누는 새로운 군사협력 모델이 됐다. 같은 달 청해부대가 체포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국내로 압송할 당시 UAE는 선뜻 왕실 전용기를 내주며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우애를 보여줬다.

이렇게 나날이 인연을 쌓아온 UAE의 기능올림픽 선수단은 7월 22일 수료식을 갖고 이튿날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제 한국과 UAE는 기능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 사진·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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