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진타력 2.9 우현 방파제 통과 출항요원 위 처리 후 해산”
7월 4일 오전 9시. 묵호항에서 5001함의 출항을 지휘하는 김문홍 함장(53·경정)에게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5001함은 해양경찰을 대표하는 5천 톤급 경비함이다. 길이 145.5미터, 폭 16.5미터, 최대속력 23노트, 항속거리 8천5백 마일로 유류 공급 없이도 하와이까지 다녀올 수 있다.
5001함에는 현재 김 함장 등 해양경찰관 47명이 승선해 있다. 이들은 24시간 바다 위에 떠서 주·야간 독도 경비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해난구조, 해상범죄 단속·수사, 해양오염 감시·방제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김 함장은 “해양경찰청에 소속된 함정 가운데 가장 큰 배의 함장이 된 것은 해양경찰 조직원으로서 더없이 명예로운 일”이라면서 “국민의 공복으로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문홍 함장은 1986년에 순경으로 해상근무를 시작해 올해로 25년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009함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1월 말 부터 5001함의 함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함장의 별명은 ‘중국어선 킬러’. 중국 불법조업 어선 단속 실적이 우수해 붙은 별명이다. 목포해경 3009함의 함장으로 있던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신안군 만재도 남방 해상에서 침몰한 화물선에서 15명의 조난자 모두를 15분 만에 극적으로 구조해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이뤄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함장 개인이 이뤄낸 것이 아닙니다. 평소 호된 훈련으로 똘똘 뭉친 대원들의 팀워크가 만들어 낸 기적입니다. 당시 혹독한 추위와 악천후로 무척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대원들이 다치는 것이 싫었습니다. ‘구조에 나갔다가 만약 사고라도 당하면 내 인생은 끝장’이란 생각도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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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순간순간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국민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위험에 빠진 국민을 구하다가 죽으면 명예로운 거다. 하자, 할 수 있다, 믿는다’며 대원들을 보냈습니다.
인명구조를 마친 뒤 대원들이 ‘함장님, 이상 없이 전원구조 임무를 마쳤습니다’라고 보고할 때, 속에서 울컥하고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더군요.”
이 공로로 목포해경 3009함은 IMO(국제해사기구)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5001함은 한번 출항하면 보통 7박 8일 동안 바다 위에서 지내야 한다. 날씨가 나쁘면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하루 3교대 8시간씩 24시간 독도를 쉴 새 없이 감시한다. 가장 큰 적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일주일에 2~3번씩 우리 영해 12마일 근방을 선회하고 돌아가는 일본순시선이다.
건조된 지 10년이 되어 가는 5001함은 마치 새 배처럼 반짝반짝 윤이 났다. 아침에 3번 점심에 2번 저녁에 3번씩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쓰레기를 줍는 함장의 철두철미함과 정비를 위해 애쓰는 5001함 해양경찰들의 노력 덕분이다.![]()
김문홍 함장은 겉보기에는 엄격해서 부하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지독한 함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실은 부하 한명 한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 같은 마음의 소유자다. 김 함장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일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많아서 부하들이 힘들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해양경찰로 키우기 위해 혹독히 단련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진도 근처의 조도에서 태어난 김 함장은 “고등학교 시절 3년 동안 배로 통학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마도로스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내게는 억세고 도전적인 섬사람 기질이 있다”고 자부하는 김문홍 함장에게도 무서운 사람은 있다. 바로 부인이다.
“직업이 해양경찰이다 보니 25년 중 절반은 가족과 떨어져 배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아내 혼자 아흔이 되신 노환의 어머님을 봉양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살았어요. 제 머릿속에 늘 나라와 직장이 먼저이다 보니 아내에게 못해 준 것이 많아서 고맙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그는 “집에서는 아내에게 꾸지람을 많이 듣는 50점짜리 가장“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태풍이 불어도 국민이 부르면 달려간다는 각오로 거친 파도와 싸우며 사는 해양경찰에게는 국민들의 관심이 보약입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입니다. 오늘도 대한민국의 기(氣)가 살아 있는 독도를 바라보며 바다를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글과 사진ㆍ전흥진 (공감코리아 정책기자)![]()
2011년 7월 5일 오전 9시 42분, 독도 땅을 처음 밟았다. 순간 7년 전 인천공항에 내릴 때와 같은 감동이 밀려왔다.
7년 전 대한민국 남자와 결혼해 이곳에 정착했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 국적도 취득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았다. 대한민국의 최동쪽 영토인 독도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그런 내가 해경경비함(5001함)을 타고 독도 탐방에 나선 것은 큰 행운이었다.
전에도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면 걱정이 들곤 했다. “만약 일본이 정말 독도에 침입하면 어떻게 하지?”
이번 탐방을 통해 그런 걱정을 씻어 버릴 수 있었다. 1년 365일 우리 독도를 지키고 있는 ‘해양경찰’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탑승한 해경경비함 5001함은 경비함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사실 해군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해양경찰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본 배가 우리나라 해양에 접근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꼭 독도를 지킬 겁니다.”
경비함에 있는 동안 해양경찰관들의 이 같은 말만 들어도 마음이 든든해졌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그들의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해양경찰관들이 함선을 아끼는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5001함 해양경찰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함선을 수리하고 청소한다. 초여름 오후의 뜨거운 태양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지은 지 9년이 지난 5001함은 여전히 새 배 같았다.
묵묵히 일하는 해양경찰관들에게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었다. 이들의 하루 식사비용은 1인당 5천6백5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울에선 보통 밥 한 끼만 먹어도 6천원이다. 하루 종일 긴장하고, 땀 흘리는 이들에게 좀 더 나은 대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경경비함 고속단정을 타고 독도에 다다랐다. 독도를 뒤에 두고 해양경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번 탐방에 나서기 전까지는 남편의 월급에서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젠 그런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그리고 내가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독도에서 만난 늠름한 해양경찰관들처럼 강건한 아이를 키워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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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