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네이버도 삼성 출신 연구원들이 모여 만든 회사고, 다음이나 휴맥스도 연구원들이 모여 만들었죠. 진정한 1인 창조기업이라면 후이즈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13일 서울 구로동 코오롱싸이언스밸리에서 만난 후이즈 이청종(43) 회장은 1999년 자신이 창업한 회사 후이즈와 자신을 국내 1인 창조기업의 대표주자로 부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1999년 후이즈를 창업한 이청종 회장은 국내 IT업계에서 ‘1인 창조기업’의 표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99년 5년간 다니던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노트북 한 대로 정보통신(IT)기업을 창업했다. 이후 도메인 등록대행업을 기반 삼아 연매출 2백50억원의 국내 대표 IT기업을 만들어 냈다.
“창업을 구상한 것은 1998년 IMF 외환위기가 계기가 됐습니다.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 들어갔는데 건설현장이 체질적으로 잘 안 맞더라고요. 더욱이 회사에서는 ‘풀리지 않는 매듭은 끊어라’며 구조조정을 독려하던 상태였죠. 실제 30퍼센트 인력감축이 단행됐습니다. 그래서 1998년 8월 무작정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창업을 구상한 겁니다.”![]()
하지만 그는 “사표를 쓴 후 막막했다”고 말한다. 4~5개월간은 백수로 지내야 했다. 꼬박 한 달간 구상한 창업 아이템만 40~50개에 달했다. 반면 수중엔 창업밑천으로 쓸 1억원도 없는 상태였다. 처자식은 없었지만 은행빚을 끼고 있어 마음만 다급했다. 건설회사 다닐 적 미국행 MBA 학비를 벌어볼 요량으로 상가투자에 나섰다가 은행 대출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창업하기 전 일단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도메인 등록을 직접 해보니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이에 이 회장은 ‘도메인 등록을 대행해 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별안간 떠올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점. 노트북과 전화만 있으면 해결됐다. 이후 그는 건당 4만~5만원을 받고, 도메인을 등록해 주는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하지만 1인 창조기업으로 출발은 녹록지 않았다. 우선 사업장 주소지를 등록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영세 세탁소를 운영하던 사촌누나의 골방에 사업장 주소를 뒀다. 대신 실제 주소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이용했다. 대신 후이즈를 찾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아파트 ○○동 ○○호’를 ‘○○오피스텔 ○○○-○○○○로 살짝 바꿔 사용했다.
“노트북과 전화만 있으면 되는데 따로 사무실이 무슨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사업장을 아파트로 하면 고객들이 안심하고 믿겠어요?
할 수 없이 아파트를 오피스텔로 ‘살짝’ 바꿔서 사용했습니다. 대신 저희 아파트를 관할하는 우체부 아저씨한테는 “○○오피스텔로 우편물이 오면 ○○아파트로 좀 가져다달라”고 간곡히 요청을 드렸죠.”
하지만 1999년 엑슨모빌 도메인 사태가 터지면서 ‘도메인’의 개념이 일반에도 널리 알려졌다. 세계 굴지의 정유기업 엑슨은 업계 4위 모빌을 인수합병한 후 인터넷 도메인을 개설하려 했다. 하지만 관련 도메인이 인천에 사는 한국인 문모씨에게 선점돼 있던 것. 결국 엑슨모빌은 울며 겨자 먹기로 문씨에게 10억원을 지불하고 도메인을 사들여야 했다.![]()
이후 후이즈에는 도메인을 등록하려는 문의전화가 점점 늘었다. 도메인 관련 기사가 연일 미디어에 오르내리자 사회적 관심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결국 도메인 등록대행업은 이씨에게 첫달 순수익 1천만원을 안겨 줬다. 첫해 6억원의 매출은 지난해 2백50억원까지 치솟았다. 1인으로 출발한 직원도 2백20명으로 늘어났다.
이청종 회장이 도메인 등록대행 사업으로 명성을 얻은 후 2백여개에 달하는 도메인 등록대행 업체가 우후죽순 탄생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영세성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종종 등록한 도메인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이들 업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현재 국내 도메인 등록시장은 후이즈와 가비아 2개 업체 정도로 재편된 상태다.
반면 이 회장은 일찍부터 웹호스팅 등으로 사업범위를 다각화해 성장동력을 늘려갔다. 웹호스팅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대신 운영해 주는 업무다.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초창기 홈페이지 구축에 드는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 완전 한글 도메인 서비스를 지난 6월부터 시작했다. 한글 도메인 등록은 국내 최초다. 가령 과거 ‘Korea.co.kr’ 처럼 영문으로 이뤄진 도메인 네임을 ‘코리아.한국’이란 식으로 바꿔 서비스하는 것이다. 후이즈는 오는 8월 16일까지 정부와 공공기관이 한국어 도메인을 먼저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가을부터는 보안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클라우드컴퓨팅은 보안상 문제가 있어 일부 기업들이 채택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창과 방패’로 상징되던 기존의 보안개념 대신 잠수함의 침몰을 막아 주는 ‘격실(隔室)’ 개념을 보안에 적용해 인터넷 보안사업을 벌여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1인 창조기업이라면 제 자신이 그 실례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미국이 아닙니다. 책으로만 연구하기보다는 실전경험과 맞닥뜨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철저히 자신이 처한 현실에 기반해 적용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부모님이 호프집을 하고 있다면 호프집 매출을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는 우리 정부에게도 1인 창조기업 활성화를 위해 옥석을 가려 지원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이청종 회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의 자금이 실패한 창업자한테도 많이 가더라”며 “창업자금만 배정하려 하면 안 되고 만약 상품이 괜찮다면 상품생산이나 판매를 활성화할 방법을 지원해 주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동훈 기자 / 사진·한준호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