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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의 달인> 기계·정보통신 기술개발 분야





한겨울에 내리는 눈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했던 모래주머니. 단단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모래주머니는 오히려 차량 통행에 장애 요소로 지적되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그런 모래주머니가 언젠가부터 달라졌다.

플라스틱 통은 재활용 타이어로 대체됐고 자리도 도로 주변이 아닌 축대벽 등 안전한 공간에 설치됐다. 이른바 2001년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는 경기 오산시청 이재영(57)씨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모래주머니’의 진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2006년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의 결점을 보완한 ‘충격흡수 모래함’을 다시 개발해 냈다. 충격흡수 모래함은 겨울철 장시간 보관 시 모래가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염분이 섞인 모래를 사용한 것이다. “운전자가 운전 중 부주의로 모래함과 충돌할 경우 기존 모래함과 비교하면 충격이 덜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굳지 않는 모래’에 대한 아이디어는 건물 붕괴 및 균열과 같은 부실공사의 원인이 됐던 바닷 모래에서 얻었다. 그는 ‘충격흡수 모래함’으로 2007년에 특허를 받았다.

“업무를 보다 어떤 것에 불편함을 느끼면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고 그것이 곧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그는 아이디어를 얻으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보는 수고도 잊지 않는다. 올해로 22년째 공직생활을 해 오고 있는 그는 이런 열정으로 현재까지 1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또 하나의 작품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작업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콘 소파보수’란 일부 구간이 꺼졌거나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를 재포장하는 작업을 말한다. 기존의 덤프차량은 아스콘을 바닥에 뿌릴 때 양 조절을 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아스콘이 뿌려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섭씨 1백도 이상의 뜨거운 아스콘을 사람이 직접 퍼 나르다 화상을 입는 일도 잦았다.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덤프트럭 적재함 하단부에 투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평상시 아스팔트 보수장치로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장비에 회전판을 부착해 제설용 모래살포 장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회전판을 달아 모래나 염화칼슘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원리다.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경영행정 혁신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오산시청의 맥가이버’로 통하는 이재영씨는 “공무원이라면 민원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불편하고 안전하지 못한 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좀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들을 생각하다 보니 여기(달인 선정)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이 ‘가진 재산은 오직 ‘기술’이라고 말하는 그는 “퇴임하는 그날까지 많은 후배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퇴임 후에는 저개발 국가로 가서 기술 기부 봉사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공무원으로서 제가 할 일을 했고, 군민들이나 공무원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처리했던 것뿐인데 ‘달인’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어깨가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정보통신 설비설계·개발 분야의 달인’으로 선정된 대구 달성군 통신담당 채해수(53)씨의 소감이다. 그는 이번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시 지역주민들이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11개의 정보통신 설비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중 대표적인 성과는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을 개발해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은 농산물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선별 등 생산과정을 촬영해 달성넷 홈페이지(www.dalseong.net)상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농업방송에 참가한 달성군 7개 작목반은 이를 통해 1백2억원에서 2백10억원으로 약 1백8억원의 매출 증대 성과를 거뒀다.

“인터넷 농업방송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는 방송 초기보다 10배에 가까운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 개발로 2002년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부터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 산업방송 시스템도 개발해 냈다. 달성군에 중소기업체와 공장이 많다는 것에 착안, 공장의 제품생산 과정을 촬영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달성넷에 게재하고 있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수출 효과도 기대돼 관내 중소기업체들의 호응이 좋다”고 설명한다.

이밖에 ‘재난예방관리 시스템’, ‘불법주차금지 LED 문자안내기 설치와 관리’, ‘노인들을 위한 무료 핫라인 전화 개설’ 등으로 행정업무의 효율도 한층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그가 개발한 재난예방관리 시스템은 재난예방관리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시스템은 재난발생 예상지역 또는 재난관리 중점시설에 근무하는 안전담당자가 점검을 마친 직후 지자체에 설치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 신속하고 편리하게 관리하는 방식이다. 점검누락이나 재난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 자동으로 음성통보를 하고 필요할 경우 공무원을 비상소집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미 통신설비 설계기술 분야 전문서적을 6권 펴냈을 정도로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하는 그는 “진정한 달인은 공무원 재직 동안 관련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창의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며 “달인 인증은 ‘멈추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매년 실적을 쌓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도로변에 있는 유선방송 선로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법과 유선방송 단자함 등을 하나의 단자함에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글·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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