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소통의 핵심은 감성입니다. 감성은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인간의 행복과도 직결됩니다.”
하얀 옷에 진한 연두색 신발을 신고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강단에 오른 소설가 이외수씨는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감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정한 소통은 이성, 즉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방통행은 진정한 소통이 아닙니다. 오고 가야 진정한 소통이 성립됩니다. 그냥 뜻이 오고 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소통에 의해 변화가 초래돼야 하며, 그 변화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아름다운 것이어야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완성됩니다.”
이외수씨는 진정한 소통만이 국민의 행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는 ‘모든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산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사랑 받고 사랑할 때 행복해진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행복을 창조하고 육성하는 것이 문화라고 믿습니다. 행복의 핵심에 아름다움이 있고 예술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씨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과연 문화, 예술, 행복,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교육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은 인성교육보다는 성적 올리기, 스펙 쌓기에 급급합니다. 특히 도시 아이들은 심각합니다. 밤 10시까지 학원에서 노동하듯이 공부를 합니다.“
또 요즘 학생들은 등수와 결과를 중시하는 시대에 살기에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 ‘질풍로또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많은 젊은이들은 일확천금, 불로소득을 꿈꿉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불로소득, 무통분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피땀 어린 노력이 없으면 결실도 없습니다.”
이외수씨는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머리 좋고 성적 좋은 사람만을 양성하려 한다고 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우수한 사람입니까? 성적 잘 올리는 사람이 정말로 바람직한 인간입니까? 저는 65년 동안 살면서 좋은 머리 가지고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자리 차지하고는 나라 말아먹은 사람 여럿 봤습니다. 남이야 슬프든 죽든 고통스럽든 상관없다면서 오로지 자기 영리만 생각하는 사람이 훌륭한 인격체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많은 세상보다 마음 좋은 사람이 많은 세상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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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정하고 싶어도 대한민국은 학연·지연 공화국인 건 확실하다고 했다. “저는 강원도 인제에서 초·중·고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춘천교육대학을 중퇴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교를 다녔고 7년이 넘어 제적당했습니다.
당시 제적을 당하고 취직이 안돼 오랫동안 방황했습니다. 대학 나온 사람도 취업하기 어려웠는데 중퇴자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행운은 가까운 데에서 왔습니다. 당시 3개 매체의 신춘문예에 당선된 친구와 함께 자취를 했습니다. 저는 화가 지망생이었는데 그 친구가 제게 원고지를 주면서 ‘너도 해 봐. 할 수 있어’라고 하더군요. 그 친구의 권유로 글을 쓰게 됐고 <강원일보> 신춘문예에도 당선이 됐습니다.”
신춘문예 당선 이후에도 이외수씨는 강원도 인제 남초등학교 객골 분교에서 소사로 일하며 문장연습을 했다. “전교생이 17명이었고, 학생들 월 평균 출석일이 3일이었습니다. 거기서 문장공부를 제대로 했습니다. 제 홈피 약력에 춘천교대 중퇴보다 악착같이 넣는게 객골 분교 소사입니다. 왜 제가 이 이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가 하면 거기에서 초등학교 4학년짜리 스승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 4학년짜리 스승이 저로 하여금 세상 만물과 소통하는 비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당시 이씨의 즐거움 중 하나는 초등학교 4학년짜리와 개구리 잡으러 가는 것이었다고 했다. “양동이, 매미채, 지렛대를 들고 나가는데 놀라운 것은 이 어린이가 가리키는 돌을 들추면 항상 개구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 어린이에게 ‘어떻게 알아내냐’고 물었더니 ‘딱 보면 알아요’ 그러더라고요. 저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딱 보면 아는 것이 바로 감성입니다.”
그는 화천 산천어축제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20일 정도 열리는데 여기에는 1백만명의 관광객이 옵니다.
이 축제로 화천이 1년 동안 먹고사는데 지난해에는 구제역 사태로 취소가 됐습니다. 저는 트위터를 통해 찐빵을 팔았습니다. 이틀 만에 5천 개가 팔렸습니다. 트위터(팔로워 수 69만7천여명) 대중과 소통을 한 거죠. 그런데 트위터 등 SNS의 장점은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옳은 정보와 그른 정보를 걸러내는 것은 개인의 직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위터계의 간달프’로 불리는 이외수씨는 “20세기가 이성이 주도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부터는 감성이 주도하는 시대”라고 했다. “강원도 화천군에 오시면 이외수가 촌장으로 있는 ‘감성마을’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화천군의 지원을 받아서 그 공간을 감성체험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비록 구제역 때문에 된서리를 맞아 가지고 잠깐 패닉상태에 빠져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만 있다면 그 공간은 대한민국, 아니 세계에서 유일한 감성체험 공간이 될 겁니다.”
이외수씨의 강연이 끝나자 공무원들과 공감코리아(www.korea.kr) 정책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북한과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도 이씨는 명확하게 대답했다. “저는 어떤 정치가이든 자신의 백성을 굶기는 정치가는 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성이 압록강을 넘어 도망치는데 뒤에서 총을 쏜다는 것도 안 됩니다. 이건 인간이길 포기한 겁니다. 가장 아름다운 정치는 인간의 행복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도 소통의 달인이 되려면 국가와 국민의 의견이 오고 가는 양쪽 통로를 활짝 열어야 합니다. 국가는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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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