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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으로 앞으로 농협중앙회는 중앙회와 경제지주, 금융지주 등의 3개의 법인(1중앙회 2지주)으로 분리된다. 중앙회는 고유업무인 조합과 농업인의 교육 및 지원업무(지도사업)를 담당하고, 농산물의 판매와 유통 등 경제사업은 농협경제지주회사가, 은행과 보험 등의 업무는 농협금융지주회사가 맡게 되어 전문성과 독립성·책임성을 확보했다.

“처음에는 농협중앙회와 이견이 커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매주 실시하다시피한 실무협의와 간부급회의를 통해 상호 신뢰감이 커졌고, 더구나 정부가 자본금과 조세지원을 약속하면서 중앙회는 정부의 의지를 믿고 전폭적인 협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농민단체와 대화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농민 단체는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과 농협법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라 농민들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우리 농업금융정책과의 농협법 담당직원이 7명인데 거의 2년 가까이 농협법 개정 일에 매달렸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전체에서도 사무관급 이상 직원들은 모두 각 지역을 하나씩 맡아서 농협조합장들을 설득했습니다.

국장님들은 더 자주 지방을 다니시며 대화와 설득작업에 나섰습니다. 농협중앙회는 1천1백71개 지역 조합장들이 출자해서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이분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실무 책임자로서 농협법 개정안을 마련했던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유정복) 농업금융정책과 남태헌 과장의 말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외에도 많은 부서와 사람들이 도와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농협법 개정안 통과는 우리 부서만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에서도 많이 도와주었고, 특히 기획재정부는 윤증현 장관님 이하 예산담당 차관, 세제 실장, 소관 업무 과장님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청와대 정책기획관과 특임장관실의 역할도 컸습니다. 무엇보다 최인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의 김효석, 김영록, 강봉균 의원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개정안 통과가 힘들었을 겁니다.”

지난 3월 4일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자 이명박 대통령께서 중앙공무원교육원 강연 도중에 남 과장님을 직접 언급하며 격려했다고 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오래전부터 농협법 개정에 큰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계시면서 개정법이 통과되기까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3월 5일 대통령께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하셨는데 서울 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과 고가도로 제거 과정의 어려움을 예로 들면서 개혁과제를 추진하는데 있어 공무원들이 소신을 가지고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열심히 일을 해야 우리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습니다.

그러시던 중에 갑자기 대통령께서 농협법 개정안의 실무 부서였던 농업금융정책과를 언급하셨고, 강연 현장에 참석해 있던 저(우리 부서 직원들을 포함)를 격려하시면서 앞으로도 소신 있게 열심히 일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제게는 너무나 큰 영광이었습니다.”

농협법 개정안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지요.
“우리나라 농업환경은 1990년대 초 우루과이라운드 등으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이 무렵 대외 개방에 대비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한 농가도 늘어났습니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고, 농업 생산물이 늘어나자 당장 농산물의 판로 문제가 농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농민들은 이 문제를 농협이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만족할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농협이 본연의 업무인 경제사업은 소홀히 하고,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1990년대 중반 농협 개혁의 핵심 사업으로 신용업무와 경제업무를 분리하자는 소위 신경(信經)분리 논쟁이 나온 것입니다.”

신경분리 논쟁이 17년 동안 매듭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 차이가 그만큼 컸던 것이죠.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농협법 개정안 작업) 과정에서 농협, 농민단체, 정부, 학계, 보험업계 등의 의견을 통합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해 당사자인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앙회 입장에서는 신용사업부문에서 수익을 내면서 지역 조합원들에게 혜택도 돌아가고 있었고, 농협중앙회가 농업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는 등 나름대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농협법 개정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남 과장은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 논의의 두 번째 걸림돌은 농협중앙회의 사업분리에 따른 자본금 확보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정부가 사업분리에 따른 부족 자본금을 지원해 주기로 약속함으로써 해결됐다고 한다. 정부는 부족 자본금 외에도 조세와 보험부문에서도 지원을 하기로 했다.

농협법 개정의 가장 큰 효과는 무엇인지요.
“별도 회사로 분리된 경제사업부문이 농축산물의 유통과 판매를 전담하면 생산자인 농민들은 생산에만 주력할 수가 있습니다. 유통과 판매가 전문화되면 농민들은 농축산물을 제 값으로 판매할 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은 좀 더 양질의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신용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나면 그 혜택이 지역 조합원에게 돌아갑니다. 농협자본은 사실상 우리의 토종 자본입니다. 저는 농협금융지주의 설립으로 농업부문에서 특화된 토종은행이 성장할 기반이 조성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요
“농협법 개정 취지를 농업계에 계속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제 큰 그릇(법)을 만들었으니 그 안에 내용을 채우는 작업(하위법령, 시행령, 고시, 정관 등)을 진행해야 합니다. 정부가 약속한 세제지원과 부족자본금 지원도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마무리해야 합니다.

농협법 개정안 작업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저는 이번 농협법 개정안 작업에 참여하면서 중요한 개혁과제가 마무리되는 과정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개혁이란 마치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휘자의 지휘 하에 각 단원이 서로 돕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연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연주의 지휘자는 바로 ‘농업에 대한 공감’, 또는 ‘대통령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애정’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해관계가 아무리 치열하고 복잡하게 대립하고 있더라도 서로 소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상호 협력만 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아주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농협법 개정 작업은 여러 관계부처, 언론, 여야의원님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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