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11월 첫째주 주말 오후, 충남 천안 장애인종합체육관. 휠체어를 탄 10여 명의 장애인이 공을 굴리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들 옆에서 “그렇지”를 외치며 손뼉을 치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박상돈(60) 자유선진당 의원이었다.
이들이 하고 있는 운동은 ‘보치아’라는 장애인 스포츠.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때 처음 소개된 것으로, 공을 하나 던져놓고 그 공에 가깝게 공을 굴리는 팀이 점수를 얻는 경기다. 박 의원은 충남 보치아연맹 회장이자 감독이다.
박 의원이 장애인들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이다. 충남도청 공무원을 거쳐 아산 군수와 대천, 서산 시장 등 20여 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뒤 천안 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 복지단체인 ‘한빛회’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때부터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장애인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보치아를 접할 기회도 많아졌고 결국 감독까지 맡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감독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얼떨결에 맡았는데 이제는 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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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장에 나갔다. 의원이 된 뒤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천안까지 내려가 선수들과 만난다. 처음에는 작은 운동모임에 불과했지만 선수들에게 활동의 장을 넓혀주기 위해 도 단위의 연맹도 만들었다.
대구, 부산 등 지역 단위의 시합에 꾸준히 참가한 끝에 지난 7월 열린 전국 보치아 경기대회에서는 충남 보치아연맹이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9월에는 전국 장애인체전에서 종합 2위라는 좋은 성적도 올렸다.
“시간이 허락되면 대회가 어디서 열리든 꼭 가서 선수들을 격려합니다. 직접 못 갈 때는 선수들이 전화로 결과를 알려주는데 뇌성마비를 앓는 아이들이 어눌한 말씨로 ‘감독님, 우리가 이겼어요’라고 전해올 때는 가슴이 벅차더군요.”
박 의원은 장애인 이동봉사대원이기도 하다. 이동봉사 역시 그가 장애인과 친구가 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지체 장애인들에게 이동은 생명”이라며 “직장과 병원, 학교를 오갈 때 휠체어를 밀어줄 손이 필요하다. 봉사를 큰 희생이 아니라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하는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하면 기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인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정책으로 풀어나가는 박 의원은 지난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철저히 분리돼 진행되는 전국체전을 통합 개최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그는 “두 대회를 동시에 개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의 성적을 합산해 지역별 순위를 매기면 각 지자체가 장애인 체육 복지에도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길을 가는 동반자라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성숙한 사회가 되는 것 아닐까요.”
글·김정은(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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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