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수서경찰서 수서파출소 소속 최태희(54) 경위는 경찰관 사진작가다. 개인 사진전만 다섯 차례 개최하고 사진 교본도 냈다. 그런 그가 11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 자신의 공모전 입상작 1백6점을 모아 ‘공모전 5백 회 수상 기념 자선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 남산타워의 야경, 억새가 우거진 가을 들판 등 도시와 자연의 풍광을 담은 그의 수상작들은 작품당 5만원에 판매되며, 수익금은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난 최 경위는 “한 달에 한 번 이곳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진 강의를 하고 있다”며 “강의에 열중하는 장애인들을 보고 있자니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애인 10여 명을 모아놓고 사진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분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와, 정말 잘 나왔다’며 감탄할 때마다 저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을 판 수익금으로 이분들께 좋은 카메라를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크고 작은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만 5백여 차례에 이르는 최 경위는 이미 경찰 내에서는 ‘스타’로 통한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복도에 걸려 있는 서울 풍경 사진 가운데 절반가량이 최 경위의 작품이며, 서울경찰청장 접견실에 걸려 있는 파노라마 사진도 그가 찍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또 경찰기동대원으로 근무할 당시 벽제경찰수련원에 입소한 전·의경 3만여 명의 인사기록카드용 증명사진을 도맡아 찍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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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경위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먹고살기 위해 경기 양평군의 청운고등학교 앞에 사진인화소를 차리고 학생들의 운동회 사진이나 졸업식, 소풍 사진 등을 찍어주며 사진기술을 터득했다. 이후 36세의 늦은 나이에 순경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최 경위는 기동대에서 근무하며 취미 삼아 대원들의 사진을 찍어주던 중 1993년 설 연휴에 뜻깊은 사진 한 장을 찍게 됐다. 한 전경대원이 고속버스에서 내리는 노부부를 부축해주는 모습을 보고 셔터를 눌렀는데 이 사진이 사진공모전에서 입상한 것. 이를 계기로 최 경위는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해 16년 동안 각종 공모전을 휩쓸어 약 1억1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 경위는 “맨 처음 사진공모전에 출품할 때 ‘5백 회 수상이 목표’라고 주변에 허풍처럼 말했는데, 목표를 이루고 나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사진에 미친 최 경위지만 본연의 업무에 소홀한 적은 없었다. 장기를 살려 경찰업무에 활용한 결과 세 차례 특진했으며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63차례 표창을 받았다. 최 경위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이만한 성과를 올린 것에 대해 스스로 만족한다”며 “좋아하는 일에 미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부터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현장 등 사건 사고 현장에서 수없이 셔터를 눌렀지만 경찰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발표하지 못한 사진이 많아요. 렌즈에 담은 역사적 순간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글·김승욱(연합뉴스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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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