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1백원으로는 과자도 살 수 없고, 지하철도 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처럼 매일 꾸준히 모으면 1백원들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요.”
아이들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1백원짜리 동전을 모아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만들어진 광주광역시의 봉사단체 ‘1백원회’다. 이 단체는 당시 광주광역시 풍암·금호동사무소 동장으로 근무하던 김희만(62) 씨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가난한 홀어머니가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에게 고기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쇠고기를 훔치다 쇠고랑을 찼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어요. 어떻게 하면 벼랑 끝에 내몰린 이웃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책상 서랍 안에서 쓸모없이 뒹굴던 1백원짜리 동전들이 생각났어요.”

김 씨는 곧장 생활정보지에 ‘하루 1백원으로 불우이웃을 도울 분을 찾는다’는 한 줄 광고를 냈다. 한 사람 두 사람 동참자가 생겼다. 이듬해인 1999년 4월 김 씨를 주축으로 광주에 사는 60여 명의 회원들이 매일 1백원 모으기를 약속하며 1백원회를 창립했다.
이들에게 ‘얼마를 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매달 일정액을 통장으로 자동이체하기도 하고 주머니 사정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몇천원씩 송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지금까지 저소득층 학생 7백42명에게 장학금으로 1억1백55만원을 지원했고, 불우이웃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1천3백여만원을 기부했다. 돌볼 가족이 마땅치 않은 홀로 사는 노인 5백85명에게는 영정(影幀)을 만들어주는 활동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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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원은 6백50여 명으로 광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아홉 살 초등학생부터 여든다섯 살 할머니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최연소 회원인 변세민(9) 양은 어머니가 딸의 출생을 기념해 회원으로 등록시켰는데 할아버지를 포함한 가족 6명 모두 1백원회 회원이다. 어려운 형편에도 폐지나 빈병을 모아 판 돈으로 매달 3천원 안팎의 기부금을 꼬박꼬박 내는 회원도 있다.
1백원회를 이끄는 김 씨도 기부금 모으기에 열심이다. 2007년 공직에서 퇴직한 그는 1톤 트럭을 장만해 틈만 나면 폐지나 빈병, 재활용품 등을 수집해 팔아 후원금을 마련한다. 그는 동장 시절에도 틈만 나면 깡통을 주우러 다녀 ‘깡통 동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금액과 기부 방식보다는 ‘하루 1백원’이라는 정성이 중요하다는 김 씨는 “풀뿌리 기부문화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사랑의 메아리로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장선욱(국민일보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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