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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듣는 정책 현안



 

“1988년 만들어진 미디어법이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신문·방송 겸영 금지 같은 진입장벽들로 시장 형성이 어려웠어요. 2012년까지 모든 방송이 디지털화하는 상황에선 수많은 매체가 출현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부터 다양한 매체에 대한 훈련과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잘못하면 외국 프로그램만 사다 보게 될 수 있어요.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안인 미디어법이 국민적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여야의 갈등을 그대로 안은 채 통과된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시행과정에서의 어려움이야 물론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잘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할 정도로 굵직굵직한 이슈 속의 유 장관은 KTV ‘정책 대담’에 출연해 미디어법의 개정 내용과 미디어산업의 변화, 저작권법과 문화정책, 예술인 지원 등 다양하고 폭넓은 문화 관련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밝혔다.

 

미디어법 통과 이후 대기업과 언론의 방송 진출이 가장 우려되고 있는데요, 여론 독과점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방송환경이 한정적일 때는 독과점이 실현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사실 매체가 늘어나면 오히려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진다고 볼 수 있죠. 국민들은 다양한 볼거리와 전문화된 채널들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여론 독과점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문은 여론 집중도 조사, 방송은 미디어 다양성 연구 위원회 등을 만들어 사전과 사후 규제 방안을 철저하게 마련하려 노력 중입니다.

 

신문법 개정으로 지역 언론의 생존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디어법이 통과된 뒤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한국언론재단 등을 통폐합했지만 지역신문발전위원회만은 그대로 두었어요. 지역신문의 특수성을 좀 더 구체화하고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지요. 지역신문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지원안도 고민 중인데, 언론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유가 부수가 늘어날 수 있게 하는 유통망의 문제라든지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저작권법에 관한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4월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제외됐는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표하는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우리나라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해제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그간 우리나라를 남의 지적재산권을 도둑질하는 국가로 봤다가 우리의 저작권 정책에 대한 불신을 풀었다는 얘기이니 반가울 수밖에 없지요. 무엇보다 우리의 저작권 보호나 법제도 선진화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뿌듯합니다.





 

저작권과 관련해 제재 일변도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는데, 국민들의 저작권법 인식 제고를 위한 사업은 없습니까.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 저작물 교육을 확대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스스로 저작물을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쓰이고 있는 우리 저작물의 대가를 확실하게 받게 하는 정책도 시급합니다.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콘텐츠산업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육성 없이는 성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를 구축해 합법적으로 저작물을 들여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을 계획입니다.

 

정부의 예술인 지원 관련 정책은 어떤 기조로 움직이고 있습니까.

예술가들은 거의 실업자나 다름없지요. 일을 해도 수입을 보전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노동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었어요. 적은 돈이지만 4대 보험도 적용되고 월 최저생계비도 지원하는 3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이러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제도적으로 어려운 예술가들을 지원해서 그들이 창작활동을 자유롭게 하면서도 자립할 수 있게 하자는 거지요. 한시적으로 3년 적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외계층이나 서민을 위한 문화복지 프로그램은 있는지요.

예술 뉴딜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가용 예산 1천3백30억원을 동원해 시낭송회 같은 것들을 오지 중심으로 끊임없이 하는 겁니다. 특히 문화를 접하기 힘든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바우처를 지급해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우리 사회 내에) 50만원을 내고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그룹이 있다면, 서민들은 같은 뮤지컬을 5천원 내고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문화복지의 내용입니다. 그런 것을 확실하게 정책에 반영할 겁니다.

 

문화복지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새로운 문화정책은 지난해 말에야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이제야 정리됐습니다. 올해 예산을 세워 내년부터는 그야말로 색깔 있는 문화정책이 나올 것이라 자신합니다. 정책이 탄탄히 밑받침된다 해도 현장에서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최소한 3년에서 5년은 걸리지 않겠습니까. 당장 예산을 많이 들여 가시적 성과를 내기보다는 좀 더 길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정책이 자리 잡고 꽃을 피우는 내년쯤엔 아마도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정리·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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