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나원 최초 여성 원장 윤미량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북한이탈주민)이 1만6천명을 넘어섰고, 2년 내에 2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정착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단순히 인도주의 차원이 아니라 향후 통일시대의 사회통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종합적인 정착 지원은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법에 근거해 북한이탈주민에게 초기 정착 단계에 필요한 사회적응교육을 실시하는 ‘하나원’이 1999년에 개원했다. 7월 8일은 하나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은 뜻깊은 날이었다.
 

하나원은 지금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지난 6월 취임한 윤미량(50) 원장이 있다. 윤 원장은 남북관계 전문가로, 통일부 사상 첫 여성 고위 공무원(실국장급)이기도 하다.
 

윤 원장은 하나원을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관련 민관학 통합연계망’으로 키워나가는 한편, “(북한이탈주민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간 뒤 재교육도 받을 수 있게 하고 지역적응센터인 ‘하나센터’와도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운영 구상을 밝혔다.
 

 

하나원 최초의 여성 원장이어서 기대가 남다릅니다. 어떤 일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요.

하나원이 열 살이 됐기 때문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장기적인 발전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봅니다. 새로운 10년을 위해 하나원을 단순 교육기관이 아니라 일종의 ‘북한이탈주민 거버넌스(Governance)의 홈센터(민관학 통합연계망)’로 키워나가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숫자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굶어 죽을 각오, 얼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목숨을 걸고 탈북합니다. 아직도 중국을 포함한 제3국에서 북송될 경우 가혹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사롭게 강을 건너서 여기 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들이 이미 와 있기 때문에 한결 나아지는 측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북한의 통제가 얼마나 강화되느냐 여부에 달린 것 같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어떤 건가요.

제3국이나 북한에 가족을 남겨둔 사람이 많아서 마음의 상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심리안정, 자기긍정 프로그램을 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심리치료 위주로 하다가 최근에는 치유 개념보다는 자기긍정 쪽으로 프로그램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3개월이라는 교육기간이 어찌 보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데, 북한이탈주민들이 개선되는 모습을 볼 수 있나요.

교육기간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외국 언론에서는 3개월이 짧다고 하는데 본인의 희망,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기간, 주택공급이라든가 취적(就籍) 등 우리 국민으로 사회에 내보낼 수 있는 행정소요 시간을 종합해 3개월로 정한 것입니다.
 

취업한 북한이탈주민의 평균 소득이 월 93만7천원으로 남한 근로자 평균의 3분의 1가량이며, 대부분이 제조업, 요식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언론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말에 외래어가 많아서 사회에 나간 북한이탈주민이 의사소통이 잘 안 돼 일터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또한 성실하게 사는 북한이탈주민이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게 아니라 사고 칠 경우에만 부각돼 국민들이 편견을 갖게 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잘사는 모습을 언론이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대외적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데 이런 점이 영향을 끼치나요.

북한이탈주민이라고 해서 이력서도 안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건 남북관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입니다. 초등학생도 북한은 가난한 나라라고 인식합니다. 학교에서 친구들끼리도 가난하면 차별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가난하다고 인식하는 데다 말씨까지 다른 것이 차별의 한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일을 하면서 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특별히 어렵다기보다는 현재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문제를 논의하려고 전문가 1백명을 모아놓으면 1백 가지 다른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북한이탈주민들도 백인백색이라 접점을 찾아 모두에게 맞출 수 있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착금을 주라고 하고 누구는 주지 말라고 하고…. 심지어 ‘(북한이탈주민만 신경 쓰지 말고) 홀로 사는 노인들이 어찌 사는지를 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데서 사회적 합의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중도 탈락률이 높고 남한 학생들과 학력 격차도 심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별도의 정책을 갖고 있나요.

청소년 교육에 대해서는 하나원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인 하나둘학교를 강화해 디딤돌 학교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북에서 온 청소년들은 제3국에 있는 동안 학교를 다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선 간신히 따라가도 중고등학교에서는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말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수학 표현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수학에서 ‘집합’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북한에서는 ‘모임’이라고 합니다. 근현대사 부분도 김일성과 관련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것과 많이 다릅니다.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글·김승욱(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