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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몰며 짬짬이 공부해 ‘퀴즈 영웅’ 된 임성모



 

중졸 학력의 화물차 운전기사가 ‘퀴즈 영웅’ 자리에 올라 화제다. 지난 7월 4일 KBS ‘퀴즈 대한민국’에 출연한 임성모(57) 씨가 그 주인공.

임 씨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지만 그의 화물차 안을 들여다보니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사자성어가 절로 떠올랐다. 운전석 쪽 창문에는 암기용 메모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계기판 위에 놓인 그만의 정리 노트에선 오랜 노력의 흔적이 배어났다.

그는 7년 전 ‘퀴즈 대한민국’에서 중졸 학력의 50대 열쇠 수리공이 퀴즈 영웅이 되는 것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5년간 퀴즈 풀기에 몰두했다. 1년 반은 기본상식을 암기하는 기간이었다. 그의 방에는 당시 외운 세계 각국의 수도·면적·인구 등을 정리한 표, 주요 국가의 왕 계보를 나열한 표, 표준 주기율표 등이 붙어 있다. 나머지 3년 반 동안은 퀴즈 맞춤용 공부를 했다.

“모든 퀴즈 프로그램에 나왔던 문제를 정리하고 신문을 스크랩했어요. 표준국어대사전, 백과사전을 꾸준히 암기해 현재 30퍼센트 정도 외웠는데 이 모든 것을 정리한 노트가 15권이나 돼요.”

임 씨는 17년째 화물차 운전을 하며 종이 상자를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일주일 중 엿새를 일하는 그는 화물차 안이배움의 공간이다.

“주로 공부하는 곳은 화물차 안인데 납품을 기다리는 시간은 물론 신호대기 1, 2분 동안에도 틈틈이 공부합니다. 실수로 접촉사고를 낸 적도 있고,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표 뽑는 것을 잊은 적도 있지요.”
 

그는 퀴즈 프로그램에 세 번 출전하는 내내 가족 이야기만 나오면 눈시울을 붉혔다.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은 평생에 걸쳐 한으로 남았다. 특히 두 딸을 대학에 보내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그는 이번 퀴즈 영웅 등극으로 2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에어컨 바람도 나오지 않는 화물차를 이번 기회에 새것으로 바꿔주고 싶다고 했다.

임 씨의 다음 목표는 KBS 퀴즈 프로그램 ‘1 대 100’과 ‘우리말 겨루기’에서도 최종 우승해 3관왕을 차지하는 것이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쉼 없이 간다면 느리더라도 누구든지 꿈을 이루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글·박혜림(주간동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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