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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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한 농부가 사재를 털어 마련한 80t의 쌀을 북한에 기증했다. 80t은 20kg짜리 기준으로 4000포대, 2.5t 트럭으로 32대 분량이며 시가로 1억6000만 원에 달한다. 이 감동적인 미담의 주인공은 김제에서 인삼 농사를 짓는 배준식(53·전북 김제시 용지면 신정리) 씨.
그는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쌀 4000포대를 25t 트럭 4대에 나눠 싣고 북한에 다녀왔다. 육로를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인 강원 고성군 온정리에 가서 쌀을 북측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번 북한행에는 부인과 아들도 동행했다.
“아내와 아이들도 흔쾌히 동의를 해줬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요. 가족의 동의를 얻은 후 쌀 살 돈을 조금씩 모으면서 차근차근 진행해나갔습니다. 지난해에야 구체적인 전달방법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 북한에 다녀오게 됐습니다.”
[B]25t 트럭 4대 몰고 휴전선 넘어[/B]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북한으로 쌀을 보내는 일은 지난 6월 7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80t의 쌀을 ‘새천년생명운동본부’에서 제공한 트럭에 나눠 실었다.
“쌀이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는 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창고에 쌓는 과정은 지켜볼 수 있었어요. 어려운 북한 동포에게 이 쌀이 전달됨으로써 남북이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쌀 기증이 이루어지기까지 김제시청의 도움이 컸다. 품질이 좋은 쌀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주기 위해 이곳저곳 수소문을 해주고 쌀을 보관하는 일에서부터 북한까지 가는 길 내내 시청 직원이 함께했다. 배씨는 이 고마움을 두고두고 잊지 않겠단다.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삼 농사를 짓는 이웃주민, 시청 직원들, 군말 없이 제 뜻을 따라준 가족 등 일일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 북한동포돕기에 나설 생각입니다.”
배씨가 북한동포에게 쌀을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때는 2001년 9월. 중국을 거쳐 백두산 관광을 하던 중 두만강 근처에서 구걸에 나선 북한 어린이들을 만났다. 일명 ‘꽃제비’로 불리는 북한의 어린 거지들을 직접 목격하고 북한의 식량난을 절감하게 됐다. 그 또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 배고픔의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충남 금산의 농촌에서 태어난 그는 3남 1녀의 장남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많은 사람이 그랬듯 그도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자랐다. 그 시절 그가 결심한 건 ‘잘살게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 부지런히 땀 흘리며 노력한 결과 10만 평 이상의 인삼밭을 일궜다. 인삼 농사는 지난해 매출이 7억 원이 넘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결심을 잊지 않았다.
“북한동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생각했습니다. 북한에 연탄아궁이 설치 운동을 하고 있는 ‘새천년생명운동본부’를 지난해 알게 되면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남한에도 어려운 이웃이 있는데 왜 굳이 북한에 쌀을 주려고 하느냐는 주위의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배고픈 동포를 돕겠다는 그의 순수한 뜻을 꺾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제 쌀을 사줌으로써 우리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이렇게 구입한 쌀을 북한에 전달하는 것은 우리 민족인 북한동포를 돕는 길입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입니다. 힘이 있는 쪽에서 진정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는데 문제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B]“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베풀어야”[/B]
그의 불우이웃돕기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여 년 전 아이들의 저금통을 깨 7만 원가량의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면서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그의 이웃사랑은 4년 전 새마을운동본부 김제시 지회장을 맡으면서 본격화됐다.
김제시청의 박상문 총무과 계장은 “배준식 씨는 새마을 이동문고에 새 책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등 해마다 3000만~4000만 원가량을 쾌척, 이웃을 돕는 데 쓰고 있다”고 전했다.
“남을 돕는데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지요. 조금 더 가진 사람이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을 줘야 합니다. 우연히 북한의‘꽃제비’들을 만난 후 그들의 참혹한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더라고요.”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통일운동은 정부나 단체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개인이 합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서로 간의 장벽을 허무는 일도 정부가 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큰 의미가 있듯이.
“개개인이 통일을 향한 염원을 담아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 한 발 한 발 통일의 길로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민간에서부터 통일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 몰라도 왕래가 잦아지면 차츰 나아지겠지요. 정부에서도 북한동포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보다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동포를 향한 배씨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오는 순간이다.
[RIGHT]이병헌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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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