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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티켓’ 운동 벌이는 민병철 교수



 

“올해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글로벌 에티켓 운동을 통해 배려문화가 널리 퍼진다면 겉과 속이 모두 꽉 찬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개최국다운 품격을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어교육 전문가로 유명한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가 글로벌 에티켓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 5월 19일 오전 11시, 민 교수와 78명의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학생들이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을 위해 서울지하철 건대입구역에 모였다. 이들은 5월 6일부터 건국대 캠퍼스와 주변 공공장소에서 하루 2, 3시간씩 예절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날도 7개조로 나뉜 학생들은 민 교수의 지도 아래 역내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전철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모두 내린 후 타기’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지 않기’ ‘공공장소에서 침 뱉지 않기’ ‘험담 대신 칭찬과 격려하기’ ‘공공장소에서 금연하기’ ‘뒷사람을 위해 문 잡아주기’ ‘미안합니다 먼저 말하기’ 등 기본 예절 7개 항목을 뽑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캠페인에 참가한 학생들은 저마다 아이디어를 동원해 작은 쪽지에 에티켓 글귀를 적어 막대 사탕에 붙여 나눠주거나, 색동 모자를 만들어 쓰고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적극적인 학생들은 지하철 이용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며 공공예절에 동참할 것을 권했다.

이 캠페인에 참가한 중국 유학생 곽소문 씨는 “처음 할 때는 쑥스럽기도 했지만 계속 하다 보니 즐겁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캠페인 조장으로 활동하는 강민호 씨는 “현재 캠페인 관련 손수제작물(UCC)을 만들고 있다”며 캠페인 활동에 열의를 보였다.
 

민병철 교수는 “학생들이 졸업 후 세계인을 상대로 사업에 성공하려면 글로벌 에티켓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G20 정상회의 전에 학생들이 몸소 현장에서 예절을 권하고 실천하면 그만큼 좋은 체험교육이 없다는 생각에서 직접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민 교수와 ‘비즈니스 영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3월부터 이 캠페인을 준비해왔다. 글로벌 에티켓의 필요성에 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캠페인의 세부 주제를 정했다. 민 교수는 지난해 한국인들이 소홀히 하는 공공 에티켓을 <글로벌 에티켓>이라는 책으로 정리한 바 있는데, 책에서 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여긴 항목을 직접 뽑아냈다.





 

대학 교수가 거리로 나와 공공예절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병철 어학교육연구소’ 회장이기도 한 그는 “글로벌화하는 사회에서 내 지식과 경험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해왔다”며 “작은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더 좋아지고 아름다워지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30년이 넘는 영어교육자로서의 인생은 이제 예절 캠페인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그는 캠페인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교육자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에티켓 운동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입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지금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자라 성인이 됐을 때는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고 한국에서 살게 될 것이므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의 열정적인 예절 캠페인 활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악성 댓글로 연예인이 자살하는 사건에 충격을 받은 그는 2007년 고승덕 변호사, 배우 안성기, 유동근, 방송인 김제동 씨 등과 함께 ‘선플(착한 댓글) 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악플 대신 선플을 달자는 주장을 펼치며, 현재 선플달기운동본부 이사장으로도 활약 중이다. 5월 29일에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선플달기 전국 릴레이 캠페인 발대식’을 열고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글로벌 에티켓 운동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건국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선플 운동처럼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 교수는 글로벌 에티켓 운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청주, 인천 등의 다른 학교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찾아오고 있다며 “꾸준히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와 학생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캠페인을 매회 기록하고 있으며, 5월 활동 내용을 기반으로 캠페인 전후 변화를 분석해 6월에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또한 7월부터 11월까지 행정안전부와 함께 이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글·변인숙 객원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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