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3월 10일 세계김치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한국 식품의 자부심인 김치 한 가지만 연구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일단 경기 성남시 분당의 연구원 안에 들어선 뒤 올해 말에 광주광역시 남구 임암동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다.
김치연구소 건립은 2008년 4월 국무회의 때 이명박 대통령이 “발효식품 연구소 건립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후부터 발 빠르게 추진돼왔다. 연구소가 들어설 임암동에는 현재 김치 전시관, 체험관 등을 갖춘 광주김치센터도 건립 중이다.
박완수(54) 초대 소장은 “국내 김치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연구소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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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소장은 앞으로 김치 연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효 기술, 특히 세균학이라고 강조했다. 맛의 본질에 접근해야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것. 발효식품인 김치는 세균이 맛과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 김치 안에 사는 세균의 종류와 수는 김치의 종류와 재료, 주위 환경에 따라 제각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세균의 종류도 수백 종 이상. 연구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세균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세균들의 공생관계를 정확히 이해해야 김치 맛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된다고 한다.
김치를 세계시장에 내놓기 위해선 공장설비와 위생 확보, 유통구조 등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재료의 세척, 절임, 양념 제조 등 모든 과정이 서양식 식품생산 과정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모든 것을 새롭게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이처럼 많은 숙제 가운데 박 소장은 먼저 ‘종균김치’ 기술부터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발효 과정에서 세균을 인위적으로 넣어 김치 맛을 조절하는 것. 이미 일부 큰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박 소장은 3년 안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치연구소는 앞으로 발효, 미생물 등의 기초지식을 연구하는 제1 연구본부와 산업화 공정 등을 연구하는 제2 연구본부로 나눠 맛과 생산기술을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25명의 전문연구원 중 9명은 한국식품연구원 내부에서 선발하고 16명은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박 소장은 “김치를 세계화하려면 먼저 맛을 좌우하는 기술부터 손에 넣어야 한다”며 “김치를 미국시장에 수출할 때는 매운맛과 신맛을 적게, 일본시장에 수출할 때는 단맛을 높게 하는 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굳이 한국식 입맛으로 바꾸지 않고도 스테이크 접시 한쪽에 김치를 스스럼없이 올릴 수 있어야 김치가 세계화된다는 것.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맛의 근본부터 다시 연구하겠다는 박 소장과 세계김치연구소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글· 전승민(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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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