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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면포 등 26종 만든 ‘농부 발명가’ 김윤수 씨



 

“제 손을 보세요. 흙손입니다. 저는 평생 흙에서 살아온 농부입니다. 제가 고안하고 제작한 농기계나 자재는 모두 농사를 지으면서 절실히 필요했던 것들이지요.”

평생을 과일농사, 땅콩농사, 쌀농사에 매달려온 김윤수(69·경북 칠곡군 왜관읍) 윤농산업 대표는 ‘농부 발명왕’이기도 하다.

그가 발명해 상품화한 농기자재만 6종이고, 실용신안 및 특허 출원 중인 것까지 더하면 26종에 이른다. 외발 손수레, 비닐하우스 덮개 자동개폐기, 과일 자동선별기 등 농가의 일손을 크게 덜어주는 농기계를 발명했고, 최근에는 썩어서 퇴비가 되는 면포를 외국에 수출하는 등 친환경 농기자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제1회 ‘친환경농업대상’ 에서 우수 기술상, 2009년 제8회 ‘벤처기업창업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김 대표의 발명 시대는 1976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그는 고향인 경북 성주에서 과일농사를 짓고 있었다. 성주의 비닐하우스에서는 보온용 거적을 대량으로 사용했는데, 거적을 짜는 농부들의 손이 성할 날이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김 대표가 볏짚으로 거적을 짜는 기계를 만들었다. 이어서 ‘딸딸이’로 직접 이름 붙인 외발 손수레를 히트시켰다. 그때까지 좁은 논밭길이나 온실에서 운반 수단으로 쓰던 불편한 지게 대신, 자전거 바퀴를 응용한 외발 손수레가 농부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이후에도 ‘비닐하우스 덮개 자동개폐기’, ‘과일 자동선별기’, ‘소형 이동 농약 살포기’ ‘감자 캐는 굴착기’, ‘약초 캐는 기계’ 등 후속작들을 잇따라 터뜨렸다. 특히 ‘비닐하우스 덮개 자동개폐기’는 획기적인 발명으로 꼽힌다. 6백60제곱미터쯤 되는 비닐하우스 1개 동을 두 사람이 여닫으려면 20분이나 걸리지만, 자동개폐기는 한 사람이 10개 동을 10분이면 여닫을 수 있다.

2004년 그가 설립한 윤농산업이 출시한 ‘윤농면포’는 대표적인 친환경 농자재다. 농토 오염의 주범으로 지탄받던 비닐 덮개 대신, 사용 후 저절로 썩어 퇴비가 되는 피복재를 개발한 것이다. 이 면포를 이용하면 천수답에서도 벼농사를 물 걱정 없이 지을 수 있다. 내친 김에 김 대표는 면포를 깔면서 동시에 씨앗을 파종하는 종자 직파기까지 개발했다.

윤농면포와 직파 기계를 활용한 영농 기술은 캐나다에까지 전해졌다. 지난해 4월 김 대표는 캐나다 주정부의 초청으로 몬트리올 북쪽에 있는 농경지에서 영농 기술 시범 지도를 해주고 왔다. 현지 전문가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포기한 농토를 점검해보니 부드러운 모래 위에 표면이 단단하게 굳은 땅이었다.

그는 종자 직파 기계와 면포를 이용해 표면을 갈아엎어 영농이 가능한 기술을 보여줬다. 그 광경을 지켜본 캐나다 관계자들은 감탄을 연발했다. 곧이어 캐나다 주정부는 농민 9명을 한국으로 보냈다. 파란 눈의 농부들은 경북 왜관에 있는 공장을 둘러보더니 그 자리에서 면포 수입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음식 쓰레기를 연료화하는 발명품을 특허 출원한 김 대표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김 대표는 “보리밥에 물 말아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발명은 곧 내가 가진 재능을 우리 사회에 베푸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김두호(인터뷰365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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