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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길 12년 ‘온누리약사복지회’ 박영순 회장




 

“약국에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그런 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고 봉사하는 자세로 도움을 드리는 건 당연한 거죠. 30년간 약사 생활을 하면서 늘 약국이 모든 이를 위한 ‘서비스 1번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약사들의 봉사 모임인 ‘온누리약사복지회’의 박영순(63) 회장은 “약사와 봉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969년 서울 성북동에서 약국을 처음 시작하면서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당시만 해도 건강보험이 시행되지 않아 돈이 없으면 약을 먹지 못해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살림살이는 어떤지 등을 물어보고 손님의 형편에 따라 약값을 받았다. 그는 “약국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아플 때 찾아온 동네 사람들 덕분이었다”며 “이렇게 번 수익의 일부는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2년 ‘온누리약국 체인’을 만들면서 이런 생각들을 좀 더 구체화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5년 뒤 약국 체인 소속 약사들의 동의를 얻어 온누리약사복지회를 만들었다. 7백명으로 시작한 약사 후원자들은 현재 두 배 정도 늘어났다. 회원들은 매년 기본 회비 5만원을 내고, 약국 체인 수익금의 1퍼센트를 기부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02년 일을 그만두고부터 복지회 활동에 매진했다. 약사 회원들을 대표해 지속적인 봉사 프로젝트를 세웠다. 외국인 근로자 의약품 지원, 연해주 및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장례 지원, 제약회사의 남는 영양제나 약들을 복지회관에 보내는 푸드럭 뱅크 사업 등 가까운 이웃뿐만 아니라 해외동포, 외국인 이주민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이런 많은 활동 중에서도 박 회장은 3년 전부터 시작한 장학 지원 사업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국 약사 회원들이 추천해준 13명의 학생을 도와주고 있어요. 그중 올해 4명이 서울대, 일본 도호쿠대 등에 진학해요.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를 가게 된 것도 보람되지만 더 좋은 사람으로 커나가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이 더 기특하더라고요.”

박 회장은 “약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하루 종일 약국에 매이다 보니 봉사활동 일선에 나서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큼 동네 사람들의 삶을 잘 알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기에 회원들 스스로 1백만원, 1천만원의 특별 회비를 내거나 개인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 달에 겨우 한두 번 쉬는 날 외로운 노인 분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영양제를 맞춰드리거나 약국에 공간을 마련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제공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약사 회원들이 있어요. 늘 봉사를 생활화한다는 점에서 멋지고 존경스러운 분들이죠.”

박 회장은 올해 중요한 목표를 세웠다. 10여 년 전부터 후원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제대로 된 후원회를 발족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 남양주시에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가 3년 전에 세워졌어요. 외국인 근로자 가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후원회가 필요해 나서게 됐죠. 이번에야말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며 외롭게 사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힘껏 도와줄 때라고 생각해요.”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온누리약사복지회 전화 02-555-2589 onnuriwelfa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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