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방과후 수업은 자유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었습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 동마중학교 3학년 문정선(15) 양은 하나고등학교에 합격했다. 하나고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자립형 사립고다. 하나고의 입학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1단계 종합심사를 거쳐 1박2일 동안 구술면접, 인성면접, 체력검사 등이 실시된 2단계 심층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평균 경쟁률은 7.4 대 1로 다른 자립형 사립고나 외국어고등학교보다 높았다. 문 양은 학원 한 번 다닌 적이 없이 방과후 수업만으로 이처럼 ‘좁은 문’을 통과했다.
우리나라의 2008년 사교육비 지출액은 19조원에 육박한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짓눌려 살고 있다. 그러나 문 양은 “사교육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학생답게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성적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지금 문 양의 성적은 전교 2등이다. 댄스대회, 토론대회 등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방과후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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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는 학원이 필수라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나친 선행학습, 밤늦게까지 이루어지는 수업 때문에 망설였어요. 친구 권유로 방과후 수학 수업을 신청했는데, 2학기가 되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학기 중간고사 때는 굴욕으로 느껴졌던 성적이 반 1등으로 올랐고, 제일 어려워하던 수학 점수가 1학기보다 10점 이상 높아져 90점을 넘긴 거예요.”
방과후 수업에 대한 믿음이 생기자 2, 3학년 때는 방과후 수업에 더욱 충실했다. 방학 때도 방과후 수업을 쉬지 않았다. 동마중 방과후 수업은 학원의 종합반처럼 구성돼 수학뿐 아니라 영어, 국어, 사회, 과학 등 내신성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또 영어독해, 원어민 회화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을 위한 고등수학반, 수능영어반 등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 있어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고등학교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도 미리 공부할 수 있었다.
“방과후 수업은 학원보다 진도는 느려도 모르는 것은 정확히 알게 해주기 때문에 학원 수업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을 확실히 잡아주면 심화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거든요.”
문 양은 어머니, 남동생과 세 평짜리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노점상을 하며 살림을 꾸려간다. 한때 문 양은 ‘늘 백점 맞는 아이’라는 학교 아이들의 시샘어린 시선과 가난 때문에 주눅 들고 자신감을 잃었던 적이 있었다.
이때 힘이 된 것은 “우리 가문은 너로부터 시작된다”는 어머니의 말과 동생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책임감이었다. 문 양은 “남들에게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꿈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더 몰두했다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팝송 중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당신은 내 안에 있는 장점들을 발견했어요. 내가 도달할 수 없을 때 나를 끌어올려 주었고, 내가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었죠.’ 저에겐 방과후 수업이 바로 그런 거예요.”
대법원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문 양은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영광이 될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끝이 아닌 시작이고, 더 큰 변화는 자신이 믿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글·이혜련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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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