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멈추지 말아요 강물이 흐르듯~ 사랑을 하세요 고독한 마음을~” 갑작스런 한파에 차도 사람도 종적을 감춘 11월 17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인근의 한 지하실. 굵직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멈추지 말아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국내 록밴드인 ‘무당’이 1983년 발표한 곡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마흔아홉 동갑내기 윤보현(자영업), 이동환(종합유선방송기업 직원), 신동수(두산건설 고객서비스팀) 씨. 메인 보컬을 맡은 윤 씨의 노래에 맞춰 이 씨의 베이스와 신 씨의 드럼 연주가 라이브로 울려퍼졌다.
81학번 대학 동창인 이들은 1980년대 대학가를 강타한 ‘대학가요제’에 반해 무작정 밴드를 꾸렸다. 하지만 각박한 현실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다. 밴드를 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은 각각 군대로, 직장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하지만 이들 삼총사의 음악에 대한 욕심은 꾸준한 개인 연습으로 이어졌다. 신 씨는 군대에서 드럼을 배웠고 취직 후 여유가 생긴 윤 씨와 이 씨는 통기타 대신 전자 기타를 잡기 시작했다.
열정 하나만 믿고 다시 모였지만 당시만 해도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초년병 시절이었다. 이 씨와 신 씨가 각각 직장일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결국 밴드는 1년 만에 또 한 번 해체를 겪었다.
이들이 다시 모인 건 어느덧 마흔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 오랜만에 모인 김에 소주 한 잔 하던 중 슬그머니 밴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아마추어 밴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즐거운 인생>이 한창 화제였을 때다. 그리고 그날 밤으로 밴드는 부활했다.
2007년 윤 씨 소유의 개인 사무실 한구석에 앰프와 드럼 등 시설을 갖춰놓고 무작정 독학을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퇴근 후 저녁 8시마다 모이자는 약속과 함께 밴드 이름은 ‘튜스토리’로 지었다. 튜즈데이 스토리, ‘화요일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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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다 보니 더 큰 욕심이 생겼다. 늘 바쁘다고 섭섭해하는 가족들에게 근사한 공연을 선보이고 싶었다. 이들이 마포문화재단이 모집한 ‘직장인 밴드 육성 프로젝트’에 도전한 이유다. 이들은 지난 10월 마포문화재단이 실시한 직장인 밴드 육성 프로젝트에 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한 달 동안 전문 강사와 연습실을 제공받게 됐다.
11월 17일 저녁 멤버들은 윤 씨의 사무실이 아닌, 방음 및 음향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이곳 전문 연습실을 처음으로 찾았다. 또한 홍대의 유명 프로 밴드인 ‘와이넛’으로부터 일대일로 잘못된 음정과 연주를 바로잡고 어색한 무대 매너 등을 교정받고 있다. 그리고 12월 19일엔 전문 공연장인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생애 첫 공연을 펼친다.
“부인이랑 아이들에게 그간 장소가 여의치 않아서, 사실 어쩌면 쑥스러워서 못 들려줬던 노래를 올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낌없이 들려줄 겁니다.”
글·김지현(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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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