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부가 올해 안으로 지방공무원을 1만여명 감축하겠다고 발표하자 ‘공시족’(공무원 준비생)이 대폭 줄었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시험 원서 접수 결과, 평균 7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83.4대 1보다 낮아진 수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공무원의 인기는 웬만해선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듯하다. 벌써 수년째 공무원이 결혼상대자 1위로 꼽히며 부동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적인 직장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밤샘야근 등으로 인한 과로사, 근무 중 사고 등이 적은 ‘안전한’ 직업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공무원들이 화려한(?) 변신을 꿈꿔 화제가 되고 있다. 세금 징수가 주 업무인 국세청이 지난 6월 5일 서울지방국세청 등 6개 지방국세청과 전국 107개 세무서에 근무하는 직원 중 80명을 선발해 국세청 재난구호대를 결성한 것이다. 재난구호대는 수해 등 자연재해나 특별재해가 발생할 경우 이재민 구호 및 피해복구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재해현장을 누비는 국세청 공무원, 여러모로 잘 매치가 되지 않는 조합이다. 특히 재난구호대의 대장으로 선출된 양승철(48) 성남세무서 총무과 조사관은 소방서 근무경험까지 갖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양 조사관은 대구 동부소방서에서 2년간 근무하며 화재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첫 직장이 소방서라 제게 꼭 맞는 일”
“첫 직장이 소방서였어요. 그러다가 세무직 시험을 보고 영주세무서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화재를 비롯해 각종 재난현장을 뛰어다닌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이번 구호대 모집에 신청을 한 이유는 이 일이 제게 꼭 맞는 일이다 싶었거든요. 마침 적당한 봉사활동 거리를 찾고 있던 참이었어요.”
세계 초일류 기관을 꿈꾸는 국세청은 요즘 사회봉사 활동에 한창이다. 충남 태안 지역에 국세청장 등 직원들이 여러 차례 자원봉사를 다녀온 것을 계기로 지난 6월 14일에는 본격적으로 사회봉사단 발대식을 갖기도 했다. 재난구호대도 사회봉사단 산하 조직으로, 국세청이 추진하는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다.

현재 국세청 재난구호대는 재난 발생시 상황을 분석하는 상황반, 구조활동에 투입되는 구조반, 현장의 각종 복구 활동을 돕는 복구반, 급식반 및 의료반 등 총 5개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 대장의 경우 모든 상황을 총괄한다.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재난 현장에도 직접 달려갈 생각이다. 때문에 때로는 세무서 업무와 구호대 업무가 겹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는 상황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그는 이왕 시작한 일, 최선을 다하고 싶단다.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있을 거라면 애초 안 만드니만 못하다는 생각이라고.
“150명 지원자중 최정예 80명 선발”
대장으로서 현재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대원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원들의 평균 연령대가 30대 후반, 40대 초반인 점을 고려해 출동하지 않을 때에는 조별 등반대회를 열거나 단체 마라톤 참가 등으로 체력을 쌓아갈 계획이다. 소방학교 훈련도 1년에 1~2회 정도 받을 예정. 올해에는 천안에 있는 소방학교에서 조만간 2박 3일 일정으로 재난구조와 구호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다.
“제가 여러 훈련을 해봐서 아는데 재난현장에서 한두 시간만 있으면 탈진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다행히 대원 중 해병대 출신, 해양 인명구조대, 1등 항해사 등 특수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아서 크게 걱정은 안 하고 있어요. 이래봬도 150명이 지원해 그 중 80명만 간추린 정예의 요원들이랍니다.”
그러나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사회봉사 활동이다. 그는 “얼마 전 파주의 해비타트 지회를 방문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며 “이 조직을 통해 국세청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세무서에서 일한 지 어느덧 20년. 성남세무서에서 인사 관리를 담당하는 그는 직원 260명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 정도로 본인 업무에 있어서는 베테랑이 되었다. 그에게 재난구호대는 새로운 도전이자 매일 비슷한 삶에 활력을 안겨줄 비타민이다.
“재난구호대가 국세청 조직으로서 제 몫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별거 없어요.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언젠가 대원들과 함께 철인3종경기에 참가하고 싶어요. 혼자서는 힘들지만 다 같이 하면 단합도 되고 체력도 기르는 일석이조가 아니겠어요(웃음).”
그가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아직 어린 세 딸이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쌍둥이 두 딸이 아직은 제가 학교에 찾아가도 부끄러워하지 않아 다행이다”라며 “16개월 된 막내를 위해 이 기회에 체력 강화 훈련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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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