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화장실 없이 생활하는 지구상 인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아십니까.”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에게 묻는다.
생뚱맞은 질문에 머뭇거리자 곧바로 박 장관은 “26억 명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입니다. 또 매년 150만 명의 어린이가 깨끗한 물과 적절한 위생시설 없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화장실은 청결상태에 따른 ‘기분’의 문제이지만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상당수 저개발 국가에서는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면 인류의 건강과 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인권과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WTA의 창립목적은 화장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어려운 지역에 적절한 수준의 화장실을 많이 보급해 물과 질병문제, 빈곤퇴치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저개발 국가 화장실은 ‘생존’의 문제
WTA 창립대회 의미를 강조한 박 장관은 “내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위생의 해’로 위생문제를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긴급의제로 정했습니다. 위생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많지만 화장실이 질병예방과 물 부족, 식수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세계의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습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화장실이 단순히 ‘배설 공간’이란 개념을 뛰어넘어 가장 가까운 휴식공간이며 문화공간이자 위생과 보건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과거에는 불결하고 냄새나는 매우 후진적인 화장실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화장실의 선진화 운동을 벌여 이제는 화장실이 깨끗하고 아름답고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바뀌었고 전염병으로 숨지는 사고도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이 ‘화장실이 바뀌면 삶의 질도 향상된다’는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나라라는 얘기다. 세계 각국에서 성공사례로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이며 20여 년간 쌓아 온 우리 화장실 문화운동 성과를 이제는 세계인 모두와 나눌 때가 왔고 특히 우리의 경험을 살려 한국이 화장실 혁명을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WTA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국제기구를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번 창립총회가 국내외 화장실 문화를 한 단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화장실 외교로 세계 위생문제 주도적 해결
박 장관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등 14개 정부부처가 공조체계를 구축해 준비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화장실 문화를 더욱 더 발전시키는 방안도 마련 중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총회이후 제2의 화장실 혁명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풀어냈다.
그동안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학교·재래시장·군부대 등의 공동 화장실에 대해 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화장실 관련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해 내년까지 공중화장실 등급제를 도입하고 민간 개방화장실도 현재 7000곳에서 10년간 매년 500개씩 늘리고 전기료·수도료 감면 등 인센티브도 줄 계획이다.
화장실 선진화를 주도하는 데 따른 경제적 효과도 빠뜨리지 않았다.
“WTA가 만들어질 경우 104조 원대에 달하는 세계 시장이 만들어지고 창립총회만 열 경우에도 105억 원대 생산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내년에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2만 개의 공중화장실을 조성할 계획인데 이번 행사기간 중 열리는 국제화장실 박람회는 국내 기업의 중국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화장실 기술과 문화를 알리는 한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국내 화장실 문화도 한 단계 발전시키려는 박 장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화장실에서 주로 책을 읽는다’는 박 장관은 화장실의 선진화에 대해 “화장실은 곧 생활입니다. 길가다 들르는 공중화장실도 내 집 화장실처럼 생각해 깨끗이 사용하고 혹시 더러워졌다면 깨끗이 닦고 나오는 생활이 중요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거죠”라고 당부했다.
인상적인 화장실 한 곳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박 장관은 올해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받은 경기도 이천 덕평휴게소(영동고속도 원주방향 이천~양지 사이)화장실을 꼽았다. 추천이유를 묻자 말보다는 직접 가서 보면 알 수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인터뷰를 끝내고 들른 화장실에 부착된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가 유난히 크게 보였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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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