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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레지옹 드뇌르(La Legion d’honneur)’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영예롭게 생각하는 최고훈장이다. 1802년나폴레옹 1세(보나파르트 나폴레옹)가 제정했다. 원래 큰 공적을 세운 군인에게만 주다가 점차 확대돼 최근 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큰 공을 이룬 프랑스인과 외국인에게도 수여하고 있다.

나도선(58)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이 최근 한국여성과학자로는 처음으로 이 훈장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가 파리-서울 과학탐방, 파스퇴르연구소와의 협력, 한·프랑스 간 과학문화사업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나 이사장은“개인적 영예라기보다는 한국과학문화재단 전체의 기쁨, 나아가 한국 과학계의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올해 40주년을 맞은 과학문화재 단에 큰 선물이라는 것.


프랑스 레지옹 드뇌르 훈장 받아
우리의 과학기술은 최근 몇 년 간 정부의 R&D예산 확충 등에 힘입어 괄목상대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대중화’와 ‘과학기술중심주의’는 단지 예산투입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나 이사장에게 과학과 문화를 연계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음악과 미술처럼 과학도 자연스럽게 우리 삶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
다”고 대답했다.

실제 우리의 실생활은 거의 대부분 과학과 관련돼 있다. 휴대전화, 컴퓨터, 가전제품 등 모두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과학을 알면 삶의 폭이 넓어지고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어요. 이처럼 소중한 과학을 축제, 콘서트, 예술 등과 연계해 대중에게 확산시키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 이사장은 이번 훈장 수훈을 계기로 그 동안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졌던 ‘과학문화’나 ‘과학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파동은 합리주의나 과학윤리 등에 기반한 건실한 과학문화가 부재해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 사회에 과학정신과 합리성이 뿌리를 내렸다면 그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그는 결국 연구윤리문제를 비롯해 천성산 터널, 방사선폐기물처리장 문제 등 사회 갈등은 과학정신이 사회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데서 빚어진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인과 일반 대중의 의사소통 부재는 이처럼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나 이사장은“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지금, 국가 경쟁력 강화와 사회 구성원 간 갈등 해소, 그리고 일상에서의 합리적 사고 정립을 위해 과학과 사회의 대화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차세대 과학 교과서 학생 관심 끌어
‘과학이 국가경쟁력이다’는 인식 아래 정부는 과학기술을 주요 정책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하지만 과학을 재미없어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이들에게 과학의 재미를 어떻게 찾아줄까.

“어릴 때는 호기심도 많고 과학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딱딱한 교과서, 재미없는 과학교육,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게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교과서를 통해 과학을 접한다. 그런데 그동안 과학교과서는 너무 이론 중심적이고 과학기술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과학문화재단은 교육인적개발부와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쉽고 재미있는 차세대 과학교과서 개발에 나섰다. 과학 원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서술하고 그림이나 이미지를 많이 넣어 과학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했다.

실제 고등학교 1학년 과학교과서를 개발해 일선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사용을 해봤다. 결과는 대성공.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차세대 과학교과서는 올해 검정을 통과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에 사용되게 된다.

나 이사장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여성 과학자가 귀하던 시절에 ‘우리나라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에 의한 단백질 개발’의 연구 성과를 냈다.
그는 또 2005년 3월부터 과학기술계 최초 여성기관장으로 한국과학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일생 동안 과학자로 연구에 몰두하다가 조직 수장의 역할을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실험실과 산업 현장에 머물렀던‘딱딱한 과학’을 일반 대중들의 생활 가까이 다가서는 ‘문화’로 만들어가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우리 과학문화재단 임직원들의 임무입니다.”

나 이사장은 문화재단 이사장에 부임하자마자 내부 혁신에 나섰다. 우선 기록 관리시스템 구축에 주목했다. 재단의 임직원들이 생산하는 모든 자료와 문서를 철저하게 전산화해 앞으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 것이다. 민간기업 못지않게 성과관리시스템(BSC: Balanced ScoreCard), 품질관리/6 시그마 추진, 업무프로세스관리시스템(Business Process Management) 등을 철저하게 추진했다.

그는 “이제야 과학문화재단은 중년의 나이에 걸맞게 고품격 과학문화서비스와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보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그는 앞으로 이 하드웨어에 담을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싶단다.

글 권영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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