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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킴이로 나선 국민배우 안성기




 

‘국민배우’ 안성기 씨가 환경 지킴이로 나섰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파괴로 빚어진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뉴욕자연사박물관 기후변화 체험전’의 홍보대사와 환경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로는 보기 드물게 지난 10월 극장에서 상영한 <북극의 눈물>의 내레이션을 맡는 등 지구 환경을 지키는 전시와 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숲속의 나무, 공기, 맑은 물 등 자연은 우리 주위에 늘 존재하는 일상입니다.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평화의 파괴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이를 지키기 위해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요.”
 

9월 28일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북극의 눈물> 시사회장을 찾은 안 씨는 환경 관련 단체의 홍보대사 등 환경 지킴이로 적극 활동하는 이유를 ‘일상을 지키는 작은 활동’이라고 말했다. <북극의 눈물> 시사회장을 찾은 날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준비를 위해 부산에 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행사에 참석한 것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었다. 안 씨는 1993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유니세프 친선대사 자격으로 소말리아 난민촌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이 부족해 어린아이들이 4, 5시간을 걸어가 물을 길어오는 모습을 보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10년 전 몽골을 찾았을 때도 가슴 아픈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몽골의 한 어린이가 물을 아끼기 위해 입에 물을 머금고는 손에 조금 뱉어내 얼굴을 닦고 있었습니다. 이 나라들의 물 부족은 단지 그 나라 기후 때문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온난화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그 어린이들이 받는 고통엔 우리들도 책임이 있는 겁니다.”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은 이상기후로 수십 년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이곳 어린이들은 흙탕물을 그냥 마시는 일이 예사다. 흙탕물조차 구하기 어려워 어린이들이 물동이를 지고 3, 4시간씩 걸어가서 길어와야 한다. 불결한 물 때문에 어린이들이 전염병에 걸려 아까운 생명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한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 남태평양의 투발루, 신혼여행지로 인기 높은 몰디브 등 아름다운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고 있고, 이에 따라 ‘환경 난민’도 속출하고 있다. 나라가 물에 잠겨 어디론가 피신해야 하는데, 이웃 나라에서 외면하니 갈 곳이 없어 떠돌게 되는 것이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온난화와 이상기후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는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대부분 내뿜고 있지만 그 피해는 이산화탄소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아프리카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등 힘없는 나라에서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 씨가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영화 <북극의 눈물>의 내레이션을 기꺼이 맡은 것도, 이상기후 문제를 다룬 ‘기후변화 체험전’ 홍보대사를 자처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세계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프리카를 다녀온 뒤부터는 의식적으로 물을 아낍니다. 저희 집에서는 수도를 ‘쏴아’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크게 틀면 큰일 나는 줄 알아요. 전구도 모두 절전형으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고생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고통을 눈으로 확인한 후 안 씨는 지속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2003년 환경재단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8월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STOP CO2’ 캠페인의 라디오 공익광고에 출연했다. 이때 받은 출연료는 전액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특히 2007년엔 ‘지구를 사랑하는 10인’으로 선정돼 개개인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행동지침 등을 발표했다. 김지하 시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등 사회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지구를 사랑하는 10인’이 발표한 지구온난화 방지 수칙은 △ 가까운 거리는 걷고 3킬로미터 이내 거리는 자전거 이용하기 △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가용을 운전할 경우 정차 중엔 엔진 끄기 △ 에너지 절약하기 △ 재활용되는 상품 먼저 구입하기 △ 육식을 줄이고 채식 많이 하기 △ 환경단체 회원으로 가입해 환경문제에 관한 정보와 지식 나누기 등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지구환경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고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지구환경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기꺼이 고마운 마음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안 씨는 1957년, 여섯 살에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올해로 53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함께 데뷔한 동기가 김지미 씨일 정도니 배우 경력이 까마득하다.
 

안 씨는 말 많다는 연예계에서 반백 년을 넘게 활약했지만 스캔들 하나 없는, 말 그대로 국민배우다. 그가 국민배우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는 완벽한 자기관리, 오직 영화 한길만 걸어온 올곧은 장인정신 등으로만 설명하기 힘든 ‘색다른 카리스마’가 존재한다. 그 카리스마의 정체는 어린이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 환경보호에 대한 열정 등 ‘나 하나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가치’에 헌신할 줄 아는 선한 마음이다.
 

글·최철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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