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안녕하세요? 법제처 홍보대사 KBS 이지애 아나운서입니다. 어려운 법령을 쉽게 바꾸는 ‘알기 쉬운 법령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 법제처는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저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합니다. 아나운서로서 평소에 바른 말을 제대로 쓰고자 노력한 덕에 이런 의미 있는 일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국가 정책으로 제안해 온 국민이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는 ‘오천만의 아이디어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법제처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도 이 프로그램의 도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법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니 홍보대사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반갑습니다. 평소 법을 접할 기회는 교통법규 정도밖에 없지만 왠지 법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처벌이나 규제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법을 알면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제가 할 일은 법제처에서 진행 중인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먼저 법제처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죠. 법제처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되어 60년 넘게 정부 입법을 총괄 조정해온 중앙행정기관입니다.
주요 업무는 법령 심사, 법령 해석, 법령 정비, 법령정보 제공을 통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법치행정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요.
지금부터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이하 ‘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법률 하면 어렵다는 생각 많이 해오셨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 법령은 국민이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 정작 법령의 주인인 국민은 법률로부터 소외돼왔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법률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해줄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법제처는 2000년부터 한문으로 된 법률을 전문 개정하거나 법률을 제정할 때 모두 한글로 사용하도록 하는 ‘법률안의 한글 전용’을, 2006년부터는 현재 사용 중인 어렵고 복잡한 법률용어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가는 ‘알법’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알법’은 법령 속에 담긴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지나치게 줄여 쓴 표현 등을 우리말로 바꾸고, 복잡하고 어려운 문장을 다듬어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로잡는 것입니다. 2010년까지 1천2백여 건의 현행 법률을 정비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총 6백39개의 법률을 수정해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 3백39건이 국회를 통과했고 공포됐습니다. 그리고 2015년까지는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을 포함해 3천여 개의 하위 법령도 모두 정비하게 됩니다.
특히 ‘알법’을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법률지식을 국민이 직접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법을 몰라 불이익을 받는 일을 줄이고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 등을 포함한 국민들이 법에 쉽게 접근하고 법률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알법’을 통해 쉽게 고쳐진 용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자어들을 우리말로 바꾼 것입니다. 도로법에서 사용하던 ‘가도(假道)’는 ‘임시도로’로, 약사법에서 사용하던 ‘수불현황’을 ‘거래현황’으로 정비했습니다. 또한 농어촌 도로 정비법 시행령의 ‘암거’는 ‘지하도랑’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전대하다’는 ‘다시 대여하다’로 고쳤으며 이 밖에 많은 법령에서 사용되던 ‘사위(詐僞)’를 ‘거짓’이나 ‘속임수’로, ‘해태하다’를 ‘게을리하다’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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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문의를 통해 정비한 것도 있습니다. 농어업 재해 대책법 제4조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재해대책의 소요 비용을 전부 또는 최대한 보조하고 재해를 입은 농가 및 어가에 대한 지원을 하도록 하면서, 그 지원 대상을 농작물을 대파하는 경우(종묘대금 및 비료대금), 유실되었거나 죽은 가축에 갈음하여 입식하는 경우(어린 가축의 입식비) 등 여러 가지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보조금 신청을 독려하는 안내서를 받은 농민이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사유인 ‘입식’과 ‘대파’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문의를 해오면서 ‘입식(入殖)’은 ‘가축을 새로 구입하여 기르다’로, ‘대파(代播)’는 ‘다시 심다’로 용어를 수정해 국회에 상정했습니다.
그리고 국민투표법 제78조 제1항 제6호에는 ‘인육으로 오손된 투표용지는 무효로 하도록 한다’는데 그 뜻은 ‘(도장 등의) 인주로 더렵혀졌으니…’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만 이는 반장선거를 하던 학생들이 개표 과정에서 인주로 더럽혀진 투표용지를 무효로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국민투표법을 찾아보면서 발견한 것입니다.
이렇게 법령을 쉬운 말로 바꿀 경우 편하지만 혹시 법률용어의 고유한 의미가 퇴색되거나 오히려 의미가 바뀌어 혼란이 생길 것 같은 우려가 생기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법률용어는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고유한 의미를 가지며 관련 분야에서 사용돼왔습니다. 법률용어를 섣부르게 고치다 보면 입법 의도와 다르게 전달돼 해석상 혼란만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알법’은 기존의 법적 의미뿐 아니라 법령을 해석하는 데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행돼야 한다는 원칙하에 숙련된 법제전문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알법’외에도 법제처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관련된 법률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 국민 개개인이 필요한 법령정보를 손쉽게 찾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업’도 함께 추진 중입니다.
앞으로 홍보대사로서 법제처의 다양한 사업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강선임 객원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법령검색 문의 Tel 02-2100-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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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