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돌돌 말린 소라머리에 잘 다듬은 콧수염, 가지런한 치아가 드러나는 환한 미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윤상현(36)의 트레이드마크다. 6월 1일 윤상현이 드라마에서와 같은 모습으로 서울 마포구 성산동 행복나눔 푸드마켓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태봉이다!” “윤상현이다!” 하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태봉이는 ‘내조의 여왕’에서 여주인공 김남주가 그를 부르던 애칭. 극중에서 그는 김남주를 좋아하는 순수하고 따뜻한 재벌 2세 허태준을 연기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열기는 푸드마켓 안에서도 이어졌다. 그에게 악수를 청하는 50대 아주머니에서부터 휴대전화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20대 아가씨까지 모두 그의 팬이었다.
“어디를 가든 따뜻하게 반겨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전에는 제 이름을 아는 분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저를 보면 이름을 불러주시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얼떨떨하지만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이날 윤상현은 20킬로그램짜리 쌀 20포(1백만원 상당)를 푸드마켓에 기증했다. 푸드마켓은 기업이나 일반인이 관할구청에 기부한 물품을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곳으로 윤상현이 기증한 쌀도 홀몸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이 행사에 함께한 탤런트 이태란도 쌀을 기증했다. 이태란은 윤상현과 같은 소속사 식구이자 행복나눔 푸드마켓 홍보대사다. 윤상현이 쌀 나누기 선행을 시작한 데는 이태란의 영향이 컸다. 윤상현은 “이태란 씨가 행복나눔 푸드마켓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물품을 후원하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예전부터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되면 동참하고 싶었는데 마침 드라마가 끝나서 직접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쌀을 기증하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어르신들에게 요긴하게 쓰였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푸드마켓에 쌀 같은 물품을 지속적으로 기증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에도 참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현의 쌀 나누기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내조의 여왕’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5월 초에도 그는 대한구세군유지재단과 서울 마포구가 주최한 무료 음식 나누기 캠페인에 참여해 쌀을 기부했다. 그가 기부한 쌀은 지난 5월 8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푸드마켓 쌀 전달식에서 홀몸노인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가정에 전달됐다.

윤상현은 당초 푸드마켓을 직접 방문해 쌀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드라마 촬영 때문에 불참했다. 대신 그는 매니저를 통해 “생활고를 겪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드라마가 끝나면 ‘이동 푸드마켓’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마포구에 전했다.
윤상현은 6월 1일 그 약속을 지켰다. 푸드마켓에서 열린 쌀 기증식이 끝나자마자 이태란과 함께 이동 푸드마켓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 그는 이날 푸드마켓 회원 가정을 방문해 식품도 전달하고, 담소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를 위해 땀 흘려 봉사하는 일이 이렇게 기쁠 줄은 몰랐어요.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이동 푸드마켓의 자원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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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의 꿈은 원래 가수였다. 그의 노래 실력은 이미 ‘내조의 여왕’에서 입증됐다. 김남주 앞에서 그가 불러준 이승철의 ‘네버엔딩 스토리’는 요즘 휴대전화기와 MP3의 음원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 정도면 프로페셔널 가수로도 손색이 없었을 텐데, 하필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걸까.
“처음엔 저도 가수를 할 생각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어요. 그런데 소속사가 연기를 하라고 권유해 엉겁결에 출연한 드라마가 2005년 방영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예요. 당시 제가 그 드라마의 NG왕이었어요. TV에서만 보던 멋진 스타들과 연기하려니 가슴이 뛰고 집중이 되지 않아 어떻게 촬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32세에 데뷔한 늦깎이 탤런트 윤상현의 마음고생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낯가림이 심한 탓에 촬영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연기하기도 벅찼다. 그 때문에 2007년 연예계를 떠날 결심까지 했던 그의 마음을 바꿔놓은 건 그해 가을 출연한 드라마 ‘겨울새’였다. “이 드라마에서 만난 중견 탤런트 장용, 박원숙, 박정수 선배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연기에 새롭게 맛을 들였다”는 그는 지난해 ‘크크섬의 비밀’에선 얍삽한 캐릭터의 ‘윤 대리’ 역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올해는 ‘내조의 여왕’의 ‘태봉이’로 연기자 ‘윤상현’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안방극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현재를 만끽하기보다는 ‘초심을 잃지 말자’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전보다 모든 면에서 더 조심스러워요. 저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저의 별 뜻 없는 행동에도 색안경을 낄 테니까요. 지금은 촬영장 가는 것도, 연기하는 것도 신나고 재미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윤상현은 앞으로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연기자’로 살아가기를 원했다. 또 가끔은 팬들과 만나는 무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보이고 싶다고도 했다. 그런 그에게 지금 가장 큰 소망이 무엇이냐고 묻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부모님 건강이 전처럼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을 만큼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사는 부모님에게나 푸드마켓에서 만난 어르신들에게나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이 남자 윤상현. 그가 펼쳐나갈 연기 인생과 선행 릴레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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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