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5월 18일 오후, 비 갠 뒤라 공기도 맑고 햇살도 따사롭다. 미풍까지 살랑살랑 불어 자전거를 타기엔 안성맞춤인 날씨. 그래서일까. 무대에서와 달리 편한 차림으로 나타난 ‘다비치’의 두 멤버 이해리(24)와 강민경(19)은 자전거에 오르자마자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데뷔 이후 줄곧 바쁘게 지내온 이들은 모처럼의 여유를 온몸으로 즐기는 듯했다.
다비치는 지난해 4월 ‘미워도 사랑하니까’라는 애절한 발라드로 각종 음악차트를 석권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뛰어난 가창력과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이후에 선보인 댄스곡 ‘사랑과 전쟁’, 발라드 ‘슬픈 다짐’은 물론이고 최근 드라마 ‘신데렐라맨’에 삽입된 ‘My Man’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년 동안의 고단한 연습생 시절을 잘 이겨내고 데뷔 후에도 줄곧 방송국과 녹음실을 오가며 성실히 보낸 대가다. 그 덕에 지금 이들은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지만 그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는 휴식이 간절했을 터. 하지만 방송국에서 가까운 서울 여의도공원조차 이들에게는 가깝고도 먼 낙원이었나 보다.
“이렇게 탁 트인 장소에서 자전거를 타니 날아갈 것만 같아요. 어릴 땐 자전거를 정말 잘 타서 페달을 돌리며 온갖 묘기를 부리곤 했어요. 운동감각이 좋은 편이라서 타는 법도 일찍 배웠어요. 다른 아이들이 세발자전거 탈 때 두발자전거를 탔으니까요.”(이해리)
“저도요. 어릴 적에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다가 두 팔을 벌리면 친구들이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어요. 그럼 저도 모르게 우쭐해지기도 했죠. 초등학생 때 산 자전거가 10대쯤 돼요. 제가 자전거를 너무 좋아하니까 잃어버릴 때마다 부모님이 사주셨거든요. 지금도 접이식자전거 한 대와 전기자전거 한 대를 갖고 있어요. 시간이 나면 종종 타는데 그때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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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인정하는 자전거 마니아다. 이들은 최근 자전거 마니아에게 잘 어울리는 직함을 얻었다. 바로 ‘투르 드 코리아 2009’ 홍보대사.
투르 드 코리아는 아름다운 우리 국토를 달리는 친환경 자전거 레이스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사이클 대회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희망 메시지를 내걸고 6월 5일부터 9박 10일 동안 진행된다. 구간은 서울, 공주, 정읍, 강진, 여수, 거창, 구미, 단양, 양양, 춘천 등 10개 거점도시를 지나는 총 1천4백11.1킬로미터 코스다.

5월 7일 이 대회의 주최 측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다비치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신선하고 풋풋한 다비치의 이미지가 투르 드 코리아와 잘 맞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비치의 두 멤버도 “무늬만 홍보대사가 되지 않도록 홍보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세계 각국에서 온 3백40여 명의 선수와 임원진이 참가한다고 들었어요. 지난 4월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이 아마추어 라이더들까지 아우른 대회여서 이번에는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하지만 대회 개최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저희 다비치는 투르 드 코리아를 통해 자전거 타기의 좋은 점을 널리 알려 전 국민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해리에 이어 강민경도 다부진 각오를 밝힌다.
“앞으로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알릴 거예요. 자전거만큼 훌륭한 친환경 교통수단이 없어요. 환경을 파괴하는 매연도 배출하지 않고 별도의 연료 없이도 오래 달릴 수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자원이 많이 부족한 나라인 만큼 자전거 타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해요. 대신 자전거를 마음 놓고 타고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가 많이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음반시장 불황으로 가수들의 연기자 전업이 잦은 요즘 다비치는 흔들림 없이 본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해리와 강민경은 “연기에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다”며 “앞으로도 가수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클래식을 전공한 이해리와 인터넷 ‘얼짱’ 출신인 강민경은 연습생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다. 다섯 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자매처럼 우애를 나누는 이들은 이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게다가 좋아하는 음악뿐 아니라 생각과 말투도 비슷해졌다. 발라드든, 댄스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오로지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뮤지션을 꿈꾸는 것도 똑같다.
오는 10월쯤 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강민경과 이해리. 아름다운 하모니로 심금을 울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두 바퀴의 조화로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자전거를 닮았다.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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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