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국가군형발전도 이제는 하드웨어 단계를 지나 소프트웨어 단계입니다.”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로 1년 정도 늦어졌지만 공공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등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은 그동안 위치를 선정해 부지를 확보하고, 토지보상과 설계 등 하드웨어적 사업에 집중돼 왔다. 이제는 산·학·연·관이 협동해 외국의 ‘테크노폴리스’나 ‘사이언스 파크’와 같은 새로운 혁신클러스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혁신도시는 창조도시로서 산업발전을 촉진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에 샘같이 마르지 않는 물을 계속해서 공급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 위원장은 “최근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2단계 조치는 소프트웨어 단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균발위는 앞으로 여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지역 균형발전이 국민통합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만큼 수도권이 집중된 곳은 없다. 그는 “유럽의 대도시의 경우 최근 집중화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런던의 경우 11%, 파리도 18% 정도다. 도쿄(東京)도 32%선을 정점으로 더 이상 늘고 있지 않다.


수도권 집중화 완화시키는 것이 세계적 흐름
반면 우리나라는 수도권 집중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 47.2%이었던 수도권 인구 집중률이 정부의 각종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48.3%로 높아졌다. 해마다 30만 명씩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집중이 언제까지 계속되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에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다. 그는 수도권정비법을 풀면 통제 불능상황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정부의 수도권 규제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LG필립스, 삼성전자 등 대규모 공장 증설은 모두 허용했다. 다만 하이닉스의 공장증설 규제는 구리사용금지에 따른 것이다. 이는 한강물을 먹는 1900만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의 동반성장을 통해 지역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국제 경쟁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권은 아파트가 모자라서 난리이고 지방은 분양이 되지 않아 죽을 지경인 것은 참으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에 집중할 때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새로운 전략 없이는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성 위원장은 이를 위해 과거 ‘요소 투입형 경제’에서 벗어나 혁신 주도형·창조형 발전으로 성장 동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수도권 일극 중심형 성장에서 다극 분산형 성장으로 국가발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업 이전, 과학적이고 체계적
이런 차원에서 “수도권은 앞으로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성 위원장은 주장했다. 아파트 건설보다는 청계천·양재천·성내천 같이 관련 하천을 정비하고, 도시에 근린공원과 문화공간을 더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 또한 고도의 지식산업을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에는 찬성하지만 최근 혁신도시와 공기업 이전지역 선정은 사업적 특성이나 경제논리를 무시한 획일적 ‘나눠먹기식’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178개 공공기관을 5대 권역으로 나눠 지역 발전 전략에 맞게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지역발전전략은 지자체에서 자발적으로 판단해 선정한 것입니다.” 이전 공공기업을 산업기능별로 분류해 IT의 경우 충북, 해양은 부산, 농업은 전남북으로, ‘매우 과학적·조직적’으로 추진했다는 것. 지역산업과 연계해 자립역량도 커질 것은 물론이다.






성 위원장은 앞으로 국가균형발전의 연속성을 가질 것인가는 “국민의 손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은 특별법과 제도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법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사업도 이미 시행되고 있어 정책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사업을 제외하고는 함부로 중단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헌법 123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성 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은 ‘모든 정권의 공통과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다음 정권은 이 사업을 더욱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별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전체의 행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성 위원장은 출범 당시부터 균발위를 이끌어 온 산 증인이다. 2003년 당시 여당은 43개의 의석을 가진 전형적인 여소야대 국면이었다.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출발부터 장애물에 부딪친 것이다. 참여정부는 1년 내내 고민했다. 하지만 2003년 12월 찬성률 86%의 압도적 지지로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은 통과됐다. 성 위원장은 “그 때의 감격은 잊을 수 없다”고 술회했다.

그는 초지일관된 생각이 있다. 진정한 산업클러스터가 되려면 연구기관과 산업체 그리고 대학은 한 곳에 함께 모여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우리 항공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항공단지가 있는 사천과 진주뿐 아니라 항공관련 기관과 연구소가 있는 창원·김해·대전까지 넓은 동심원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온 신활력사업이 하나, 둘 열매를 맺어 가는 것을 보고 기쁨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 사업은 각 지역의 자발적 혁신·창조역량을 요구된다. 처음 사업취지를 오해했던 공무원·청년·교수·마을 이장·사업자들이 스스로 연구회를 만들어 노력하고 있다. 성 위원장은 그들이 찾아와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됐다”고 말을 할 때, 그동안 고생이 씻은 듯 가셨다고 술회했다.

성 위원장은 임기가 끝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공직 재직 중 보고 느낀 것을 저술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토균형발전은 장기적·구조적으로 추진해야 할 민족의 공동번영정책입니다.”    

글 권영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