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안녕하세요. 법제처 홍보대사 김상경입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짜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많이 들어본 문구지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이유를 설명해놓은 훈민정음 서문의 일부(발음대로 표기)입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누구나 쉽게 익혀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하셨다고 합니다.
법제처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처음으로 만든 깊은 뜻을 받드는 일을 한창 벌이고 있습니다.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가 그것입니다. 그동안 각종 ‘법률’을 접할 때마다 쉽게 이해되지 않던 어려운 용어가 많아 몇 번이고 읽어봐야 했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까지 우리 법령에는 ‘收得하다’ ‘揚荷’ ‘要扶助子’라는 어려운 한자가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가 되시나요?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헤아려보면 그리 어려운 단어들은 아닙니다만, 한눈에 그 뜻이 와닿지는 않습니다.

법제처는 2006년부터 이처럼 어려운 한자 표현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참, 위에서 예로 든 ‘收得(수득)하다’는 ‘거두어들이다’라는 말이고요, ‘揚荷(양하)’는 ‘짐 나르기’, ‘要扶助子(요부조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뜻합니다.
한자뿐만 아니라 ‘부의(附議)하다’ ‘미불(未拂)’ ‘필증(畢證)’ ‘한(限)하다’ ‘개임(改任)하다’ ‘비산(飛散)하다’ 등 일본어투 용어나 표현이 지금까지 법령에 여럿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부의(附議)하다’는 ‘회의에 부치다’, ‘미불(未拂)’은 ‘미지급’, ‘필증(畢證)’은 ‘증명서’, ‘한(限)하다’는 ‘~만을 말한다, ~로(에) 한정(제한)한다’, ‘개임(改任)하다’는 ‘바꾸어 임명하다’, ‘비산(飛散)하다’는 ‘흩날리다’라는 쉬운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제처가 2006년부터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는 국민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해 전문가 중심의 법률 문화를 국민 중심의 법률 문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00여 건의 법률을 알기 쉽게 정비하면서 쌓아온 여러 가지 우수 정비 사례들을 대폭 추가해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정비기준’이란 책자를 펴냈습니다. 이 책은 법령의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법령을 고치는 데 기본 지침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석연 법제처장은 “국민이 법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법이 국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씌어야 한다”며 “이번 정비기준 발간을 계기로 법령은 물론 각 부처의 훈령, 예규 등 행정규칙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등에도 이 사업의 취지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는 크게 5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법 문장에 등장하는 한자를 한글로 바꾸는 법률의 한글화입니다. 그렇지만 한글만으로 이해가 어렵거나 혼동의 우려가 있을 때는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倂記)하도록 했습니다. 한자 ‘私道’를 ‘사도’로 한글로만 써놓으면 ‘개인 도로’라는 뜻 말고도 여러 해석이 가능해 혼동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도(私道)’로 함께 쓰도록 한 것입니다.
둘째는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앞서 예로 든 어려운 한자어, 일본어투 용어나 표현을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한글 맞춤법 등 어문 규범을 준수하도록 법령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띄어쓰기는 물론, 가운뎃점(·)과 반점( , ) 등의 문장부호와 기호 등을 어문 규범에 맞도록 사용하는 것입니다.
넷째로,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도록 법 문장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제O조는 ~에 관하여 이를 준용한다’라는 표현이 많았는데요, 이것을 ‘~관하여는 제O조를 준용한다’는 매끄러운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법조문 체계를 정비해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내용을 한 문장에 모두 담아 파악하기 어렵거나 지나치게 조문이 길고 복잡했던 문장 체계를 정비해 그 뜻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작업은 법률 소비자인 국민을 위한 노력들입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이 법령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령을 이해하지 못해 법을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셈이지요. 모쪼록 법제처의 이 같은 노력이 국민들께서 법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친숙하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리·구자홍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