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The world’s 4 most delicious dishes are Cavier, Truffle, Foie gras and Jeonju Bibimbab(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4가지는 캐비어, 트러플(송로버섯), 푸아그라(거위 간)와 전주비빔밥이다).’
온대성(47) 베이징온가찬음유한공사(北京溫家餐飮有限公司) 대표의 명함 앞면에 새겨진 문구다. 세계적인 요리로 손꼽히는 캐비어, 송로버섯, 거위 간과 함께 전주비빔밥을 세계 4대 요리의 하나로 만들겠다는 온 대표의 각오를 담았다. 그는 명함을 건넬 때마다 궁금해하는 중국인들에게 꼭 설명을 해준다.
이처럼 온 대표가 전주비빔밥에 대해 애착을 갖는 이유는 자신이 베이징에서 운영하는 비빔밥 전문점인 ‘대장금’ 때문이다. 대장금은 2006년 2월 베이징 중심인 쭝관춘(中關村)에 연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2호점을 열었을 만큼 베이징 현지에서는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음식점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온 대표도 스스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현지에서 재중대한체육회 한국선수단 지원단장을 맡는 등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는다.
온 대표의 중국과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그룹 베이징 지사장으로 중국에 건너온 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기 직전 두산그룹이 만든 한국음식점 ‘수복성’의 대표를 맡았다. 이때부터 한국 음식문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수복성은 2003년 외국계 식당으로는 미국 TGI프라이데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 특급식당’으로 등재될 만큼 성공을 거뒀다.
수복성의 성공을 바탕으로 온 대표가 눈을 돌린 품목은 바로 전주비빔밥. 중국시장에 가장 적합한 메뉴이면서 한식 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메뉴로 비빔밥을 선택했다.
“불고기, 갈비, 잡채, 떡볶이 등 한식으로 세계화할 수 있는 메뉴는 많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인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메뉴로 비빔밥을 택했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포함돼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에 무난하기 때문입니다.”
메뉴가 정해진 다음에는 브랜드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대장금’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하기 전이었지만,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고 중국 현지에서 상표 등록했다. 예상대로 대장금 드라마는 중국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2006년 7월 중국 현지에서 열린 미식대회의 수상 경력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음식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베이징에서 열린 제4회 세계미식대회에서 ‘전주비빔밥 골동반’으로 개인전 최우수상과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에는 차이나월드샹그릴라 호텔 등 베이징 유수의 호텔과 음식점 조리부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온 대표는 중국인 입맛에 맞는 비빔밥 맛을 찾는 일에도 철저했다. 50가지의 비빔밥 메뉴를 선정해 중국인 1백명에게 맛 테스트를 거친 후 10가지를 배제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다섯 번의 맛 테스트를 거친 후 최종으로 비빔밥 10가지를 개발했다. 메뉴 선정에만 1년 반이 소요됐다.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해 현재는 12개 점포의 연 매출이 8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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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대표가 말하는 사업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와 고객 중심 경영이다. 흔한 신문·TV광고 대신 그 비용을 한식을 알리는 각종 문화행사나 이벤트에 투자하고 있다. 비빔밥 비비기 행사나 대장금 선발대회, 난타 공연, 태권도 시범단 공연 등을 지원하며 한국 문화와 음식을 소개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공포가 중국 전역을 휩쓸던 당시 베이징 거리에는 문을 연 식당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한국행을 택한 대부분의 사업가들과 달리 온 대표는 현지에 남아 사스 예방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한국 김치를 담가 중국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사스 공포를 ‘김치’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60일간 직원들과 매일 김치를 180여 킬로그램씩 담가 총 30톤 이상을 중국인들에게 나눠줬다.
“당시의 어려움이 오히려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됐어요. 개인적으로도 주변 중국인들에게 정말로 중국을 사랑하는 친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기회가 됐습니다.”
중국인 직원들과 고객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다. 중국인 직원들과는 수시로 단합대회를 여는 것은 물론 우수 직원을 선발해 한국으로 연수를 보내 업무 능력을 높인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는 중국 직원들이 쉽게 일하고 서비스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매뉴얼로 만들었다. 음식 조리 과정은 물론 설거지 법, 재떨이 놓는 방법, 고객 응대법까지 자세히 제시했다.
음식이나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들에게도 최선을 다한다. 온 대표가 들려주는 일화 한 가지. “한 여자 손님의 옷에 직원이 간장소스를 엎질렀어요. 고객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알아 보니 북경의 고급 호텔인 왕푸징 호텔에서 구입한 옷이더군요. 고객이 왕푸징 호텔에서 세탁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호텔 측에선 투숙객이 아니면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요. 부랴부랴 제 아내를 그 호텔에 투숙시켜 옷을 세탁했습니다. 물론 그 고객은 화를 풀었죠.”
지난 7월에는 중국 최초의 한국 떡볶이 전문점도 차렸다. ‘온가 1호’는 중국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시단(西單) 거리에 개업했다. 온 대표는 비빔밥과 떡볶이 등 한식 세계화에 앞장선 점을 인정받아 농촌진흥청의 해외명예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글·김병수(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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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