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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가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이다. 몇 년 전부터 설득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고, 사회 전반에 설득의 중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EBS 다큐 프라임 ‘16인의 도전-설득의 비밀’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 영업사원, 사회초년생 등 실제 인물 16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설득의 현장에 투입됐다. 자퇴하려는 학생 설득하기, 야근시키려는 상사 설득하기 등 미션을 부여받아 성공하면 살아남고, 실패하면 탈락했다. 이 프로그램은 6주 동안의 합숙과 출연자들의 미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설득의 기술과 노하우를 알려줬다.

16명의 출연자를 ‘설득의 달인’으로 키워내는 역할은 기업교육 컨설턴트인 김종명 씨가 맡았다. 김 씨는 수십 년 동안 기업교육을 담당해온 컨설턴트이자 <설득은 밥이다>라는 저서를 펴낸 ‘설득 전문가’다.

“설득은 내가 원하는 바대로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입니다. GE의 잭 웰치를 비롯해 위대한 리더 중에 설득의 달인이 많은 이유죠. 하지만 기업현장에서 체감한 건 우리나라엔 지시하는 리더는 있어도 설득하는 리더는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김 씨가 설득이라는 코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설득이 먹히지 않는 우리 사회 특유의 문화도 연구에 한몫했다. 목소리 크면 이기는 문화,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 남도 하면 무조건 나도 해야 하는 획일화의 문화 말이다. 말 잘하는 사람을 경원시하는 문화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서구사회에서는 표현력이 뛰어난 사람이 설득을 잘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달변과 수사학이 곧 설득력은 아니다. 번지르르 말만 잘한다는 둥 진실미가 없다는 둥의 평가가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달변일 필요는 없습니다. 눌변이라도 화두를 던질 줄 아는 사람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감하니까요. 공감의 바탕은 잘 듣는 것입니다. 논쟁하려는 욕구, 지배하려는 욕구를 스톱(stop)하고 상대방에게 질문(question)을 던지고 경청(listen)하는 법이 설득의 기본기죠.”

자기과시형 수다나 늘어놓고 윽박지르기 바쁜 TV토론을 보며, 한국인에겐 설득의 유전자가 없는 것인가 회의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삼국통일을 이룬 김춘추의 예를 들며 우리에게 내재하는 ‘설득 DNA’를 깨우자고 강조한다.

“모든 리더십 안에는 설득이라는 DNA가 존재합니다. 신라의 김춘추는 말로 다른 이들을 움직여 대업을 이뤘습니다. 다시 말해 설득의 귀재죠. 설득의 DNA를 장착한 강력한 개인들이 모여 창조적인 한국을 일궈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글·정지연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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