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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국정운영 방향하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전략적 의사결정 메커니즘입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정책과 예산의 연계를 거듭 강조했다. 각 부처에서 요구하는 사업비를 기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국정운영 방향에 따라 정책방향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찾아가는 예산실’은 이런 김 실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예산실장이 관련 실무자들과 함께 직접 부처를 찾아가 해당 부처의 정책방향에 대하여 토론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낮은 자세로 부처의 의견을 들어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 보자는 취지다.

‘찾아가는 예산실’을 실시하게 된 계기와 각 부처 반응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정책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예산은 국정운영 방향에 맞춰 주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그 방향하에서 세부 사업이 검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각 부처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습니다. 부처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이해하겠다는 자세로 직접 찾아갔던 것입니다.

부처에서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개별사업보다는 그 부처의 정책방향부터 토론하자는 것에 대해서도 신선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예산실 입장에서는 내년의 어려운 재정여건에 대해 설명하며 각 부처의 이해를 구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부처에서도 재정여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예산당국과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도 예산은 한마디로 ‘서민희망 예산’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2011년도 복지예산이 양적으로 크게 팽창했다.
예산 규모는 86조4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으며 총지출 대비 비중 역시 28.0퍼센트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전년에 비해 6.3퍼센트 증가한 액수로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인 5.5퍼센트보다 높았다.

내용 면에서도 특징이 많았다. 정책목표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복지예산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셨는지요.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문을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재원을 ‘집중’하자는 계획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생애단계별로 서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문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핵심과제를 선정했습니다. 모두 1백10개의 사업을 선정하여 전년 대비 3조원을 증액한 32조1천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보육, 특성화고, 다문화가족 지원이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보육’ 부문에 대한 증액이 특히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20.4퍼센트나 증가한 3조3천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젊은 부부가 가장 힘들어하는 보육 문제를 해결하고 보육 관련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높이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는 일석사조의 효과를 노렸습니다. 그래서 월 소득 450만원 이하(4인 가구 기준) 서민·중산층에 대하여 보육시설 이용 시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보육가정의 70%가 혜택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복지예산의 증액은 피할 수 없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복지에 대한 요구는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복지는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는 선진국에서 이미 경험한 일이다. 복지를 늘리면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방안은 없을까.

복지예산 증액이 결국 재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재정은 어떤 상태로 보시는지요.
“우리 재정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폄으로써 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수준에 비하여 매우 건전한 편입니다. 앞으로도 재정건전성의 개선은 우리에게 주어진 명제입니다. 이런 명제하에서 정부는 2013~2014년 중에 균형재정을 확실히 달성할 것입니다. 세입기반 확충, 지출생산성 제고, 국가채무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와 재정건전성이 양립하는 방안이 있습니까.
‘재정건전성 유지’와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을 조화시키는 것이 재정 당국의 가장 큰 임무입니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한다는 원칙하에서 복지부문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원할 것입니다. 특히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일을 통한 자립을 촉진시키는 ‘일자리 복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복지, 지역사업 등 예산요구는 계속 많아지고 재원은 한정되어 있어 예산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은데요.
“두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전체를 보는 시각에서의 균형자 역할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많은 사람이 예산을 요구하고 모두 자신들의 사업이 다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예산실은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책과 사업 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예’보다는 ‘아니오’라고 할 때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국정운영 전체를 생각하면서 누군가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예산실은 악역도 주저 없이 담당해야 합니다. 워치독(Watchdog)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내년도 예산편성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이번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는 마지막 해의 예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마무리 지어야 하는 해입니다. 그러나 2012년은 예산을 편성하기 아주 어려운 해입니다.

복지논쟁이 크게 일고 있고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만큼 중요한 해이기도 합니다.

생각을 바꿔 보면, 평범한 해보다 올해처럼 도전과제가 많은 어려운 해에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큰 행운이고 감사할 일입니다. 저는 이 점을 예산실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내년도 예산편성 작업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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