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도에 서울의 위치를 부산이나 제주도로 잘못 표시했다고 해서 한국이 지구상에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4월 21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차 환경을 위한 글로벌 기업정상회의(B4E)에 참석한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의 위험이 과장됐다’는 기후변화 회의론자의 주장에 이렇게 반문했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2007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두 가지 오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적 데이터 전부가 틀렸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2035년이면 히말라야의 빙하가 사라지고 아프리카의 작물 수확량이 2020년까지 절반이나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IPCC 등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기후게이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영국 이스트잉글리아대 기후연구소(CRU)에서 해킹돼 공개된 1천여 건의 전자우편과 문서를 보고 연구원들이 입맛에 맞는 결과만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가 ‘환경장사꾼의 눈속임이 아니냐’는 것.
슈타이너 총장은 “기후변화가 확실히 진행되고 있다”며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이를 반박했다. 기후변화는 미래세대까지 겪게 될 심각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기후변화가 개별 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그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매일 드러나는 변화의 징후를 갖고 기후변화란 퍼즐을 완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IPCC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미디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정적으로 행동한다는 비판이 있다.
선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IPCC는 기후변화 학자들로부터 너무 보수적이라고 비판받는다. 일례로 저명한 학자들이 예측한 해수면 상승치는 IPCC가 내놓은 것보다 더 비관적이다.
기후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기후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세계빙하감시기구(WGMS)가 2008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빙하가 녹는 속? 2010·04·28 공감도가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 한 해 동안 녹은 빙하의 양이 1998년보다 2배 더 많았던 것만 봐도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IPCC가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IPCC는 기후변화 현상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농업, 교통, 건설 등 다양한 분야가 겪게 될 기후변화 충격을 설명하고 그에 적절한 대비책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이 정보를 접한 개별 국가에 달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저탄소사회로 가기 위한 행동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개도국은 산업화를 먼저 이룬 선진국이 기후변화 책임을 회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기 중에 방출된 온실가스 대부분은 선진국이 배출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20퍼센트 줄이기로 했다. 다른 선진국들이 적극 협조한다면 30퍼센트까지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개도국들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선진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정치적 압박을 계속 가하는 한편, 숲과 습지를 보존하는 등 기후변화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는 빈곤과 자연재앙 등 여러 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후변화는 삶의 질과 안보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중요한 건 기후변화 대응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개도국에 대한 지원이다. 이런 관점에서 녹색기술과 친환경 제품 개발, 에너지자원 효율화를 위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말 열린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큰 수확은 없었지만 그래도 여러 희망을 남겼다. 1백여 나라의 정상들이 모여 합의를 도출하고 약속을 이행하기로 한 것은 전향적이다. 올해 말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당사국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개도국들이 저탄소 녹색경제 시스템 구축과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국가 간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를 이루려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개도국의 참여가 필요할 것 같다.
코펜하겐 합의 이후 이들 국가도 단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내놓고 있다. 환경을 살리면서 경제발전을 꾀하는 녹색성장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공감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초고속철도 산업을 추진 중이며 브라질은 바이오연료와 풍력발전을 연구한다. 바람직하고 건설적인 움직임이다.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당면 과제는.
각국 정부가 녹색경제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시장에 적절한 신호를 보내고, 시장 시스템 개혁에 초점을 둔 창의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려면 기업들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자원 효율성이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B4E는 바로 이를 위한 혁신적 방안을 소개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B4E에서는 특히 녹색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과 녹색기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글·변태섭(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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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