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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만큼 고용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동안의 노동정책은 일자리가 있는 사람을 위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일자리가 없거나 일자리가 있어도 더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할 때다.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명칭을 바꾸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채필 노동부 차관은 “노동정책의 무게 중심을 전통적인 노사관계에서 취업 지원과 능력 개발 등 고용 중심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감독 위주의 행정에서 서비스 위주의 행정을 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도 고용을 중시해서 ‘고용’이라는 이름을 쓰는 부처를 가진 나라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용정책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일자리와 관련된 서비스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됩니다.”

고용노동부로 개편되면 그 명칭에 걸맞게 업무와 기능도 새롭게 정비된다.

첫째, 노동부의 ‘고객’이 바뀐다. 그동안 노동부의 주 고객이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고용노동부는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나 기간제 근로자, 영세기업 근로자 등 일자리가 있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노동부가 ‘제도를 통한 접근방법’에 의존한 데 반해, 고용노동부는 ‘시장을 통한 접근방법’을 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작동하는 정책만이 제대로 된 정책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셋째, 그동안 노동부는 ‘공급자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한다. 이 차관은 “노동부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과 최우선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차관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는 회복세라고 하는데, 고용도 나아졌습니까.
고용은 실물경기보다 6개월 정도 더딥니다. 그럼에도 지난 2월 취업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만5천명이 늘었습니다. 공공 분야를 제외한 민간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어요. 특히 고용과 연관이 많은 제조업의 경우 처음으로 두 달 연속 늘었습니다. 회복돼가는 징조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실업자도 늘었는데, 지난 2월이 대학 졸업 시즌이었고, 희망근로사업이 종료되면서 실업자가 증가한 측면이 있지요.
 
 

‘고용 없는 성장’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동안 우리 철학은 성장 지상주의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성장은 필요하지만 이제는 ‘고용 동반 성장’으로 인식이 전환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의 역할이 커져야 하고, 동시에 정부만 주도하는 게 아니라 민간의 고용 중개시장이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경제·사회 구조를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해야 합니다. 제조업, 수출기업, 대기업 위주에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내수산업, 즉 사회서비스, 중소기업 위주로 대폭 강화해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 갑과 을의 관계가 개편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 공부가 사회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은데,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 육성이 되게끔 대학도 함께 노력해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 간에 합리적인 관계가 설정돼야 합니다. 그동안 몫을 나누는 분배형 노사관계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몫을 키우는 노사관계로 전환되게끔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고용 회복 프로젝트’를 통해 단기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구조적 방안들도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올해 25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늘 되풀이된다’거나 ‘양질의 일자리는 없고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힘써달라는 주문으로 알겠습니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장 혁신을 지원하고, 산업현장에서 재해가 감소되도록 교육, 재정, 기술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확실하게 시정될 수 있도록 역점을 둘 것입니다.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능력 개발이 중요하므로 직업능력 개발의 기회, 전달체계를 합리화해나가겠습니다.
이런 일들은 중앙정부만 하는 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참여하는 풀뿌리형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서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 서비스도 올릴 수 있게 사회, 노동, 교육, 복지 제도를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복안이 있습니까.
난제 중의 난제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3퍼센트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습니다. 문제는 산업현장에서 그 많은 대학 졸업생을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고학력에 따라 눈높이는 올라간 반면에 산업현장의 요구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고, 중소기업이 보수나 업무환경에서 열세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합니다.
노동부는 중소기업과 청년구직자의 매칭을 위해 잡영 사이트(jobyoung.work.go.kr)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을 적극 돕고 있습니다. 또 취업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창직(創職)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하고 고용지원센터에 필요한 공간과 프로그램도 마련하겠습니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요.
얼마 전 노동부에서 시간제 직업 상담원을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무려 28 대 1이었어요. 이처럼 여성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제 정규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유연근무제가 적합한 선도 모델이 되게끔 각 부처에서 방안을 짜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이 보육과 일자리를 병행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많아 중소기업 연계형 직장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경력단절여성의 훈련과 일자리를 연계하는 종합 서비스를 강화하겠습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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