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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반 우오든 주한 네덜란드 투자진흥청 대표




3년간의 대만(臺灣) 생활을 마치고 2005년 서울로 발령받았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보낸 세월이 벌써 5년 반이다. 나는 네덜란드인이고, 주한(駐韓) 네덜란드 대사관에 속한 네덜란드 투자진흥청 한국지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는 물 만난 물고기와 같았다. 지난 5년간 우리 팀은 100여 개의 한국 업체가 네덜란드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네덜란드를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선택했다.
 


<하리 반 우오든 주한 네덜란드 투자진흥청 대표>

네덜란드에 세워진 한국 지사들 대부분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세일즈 사무소이거나 물류창고 역할을 한다. 유럽 본부나 연구개발(R&D)센터 설립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발효 예정인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향후 투자기업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 5가지 ‘F’로 설명된다. 한국인은 집중할 줄 알고(focusing), 친근하며(friendly), 빠르고(fast), 유연하다(flexible). 그리고 무엇보다 즐길(fun) 줄 안다. 문화적으로도 한국은 아주 흥미롭고 아름다운 나라다. 나는 유교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많은 한국인이 나를 두고 ‘준(準) 한국인’이라 한다.
 

아름다운 고궁, 그리고 한국 드라마와 노래도 무척 좋아한다. 매주 일요일이면 송해씨가 진행하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즐겨본다.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나훈아씨, 내 18번은 그의 노래인 ‘사랑’이다.


한국의 모든 것이 100% 완벽하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다. 이곳 생활에 어려운 점이 딱 두 가지 있었다. 첫째는 ‘운전’이다. 한국 운전자들은 다른 차의 끼어들기를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양보하며 차례로 진입하는 것은 네덜란드에선 일상이다. 양보는 교통체증을 막는 큰 힘이다. 하지만 서울에선 거의 ‘밀어 넣기’를 해야만 진입할 수 있다. 두 번째 고충은 ‘바가지’다. 내가 바가지를 쓰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당하면 나는 우선 농담을 던지고 활짝 웃으며 “왜 그렇게 비싸냐”고 묻는다. 물론 한국어로다. 물론 바가지만 쓰는 것은 아니다. 이는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 한국인은 내가 단지 외국인이란 이유만으로도 융숭한 대접을 해준다.


전국 방방곡곡의 한국 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다. 출장을 떠날 때마다, 나는 아름다운 한국의 전원(田園) 풍경과 한국인의 친절한 인심에 매료됐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이러한 한국의 아름다움이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많은 서양인이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서구 기자들 대부분이 한국은 제쳐놓고 중국과 일본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세히 들여다보는 기자들도 북한과의 대립 양상에만 주목할 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주목할 자격이 충분한 나라다. 나는 네덜란드에 갈 때마다 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김연아나 박지성 같은 사람들이 10명만 나오면 한국은 순식간에 전 유럽이 주목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2011년 여름이면 한국에서의 임기가 끝난다. 아쉬운 마음에 4년 연장을 본국에 요청했다. 퇴직 전 내 마지막 임기를 한국에서 보낼 수 있게 네덜란드 경제성에서 이를 인가해주길 소망할 뿐이다. 한국과 한국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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