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승과 이승의 문이 다시 열렸다
4년 만에 돌아온 비틀쥬스
“외롭고 화가 나고 사는 게 죽을 맛일 때 이름을 세 번 불러봐!”
뮤지컬 ‘비틀쥬스’가 2021년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뒤 4년 만에 돌아왔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같은 해 미국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정체불명의 저승 가이드이자 100억 년 묵은 악동 유령 비틀쥬스는 인간에게 보이지 않지만 살아 있는 사람이 그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모습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부부와 유령을 볼 수 있는 소녀 리디아가 비틀쥬스 앞에 나타나면서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초연 당시 공중 부양, 불꽃 연출, 변화무쌍한 세트 등 압도적인 무대로 ‘뮤지컬의 모든 재미를 총집합한 테마파크 같은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 비틀쥬스 역에는 배우 정성화·정원영·김준수가 출연한다. 코미디언 이창호는 코미디 각색가로 참여해 기발한 유머 코드를 기반으로 블랙 코미디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기간 12월 16일~2026년 3월 22일 장소 LG 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

이토록 아름다운 로마 안내서
수채화와 함께 특별한 여행
고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로마의 풍경을 60년 넘게 사랑받아온 수채화로 만난다. 한국어 복각판으로 재탄생한 ‘디스 이즈 로마(픽처레스크)’다. 체코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미로슬라프 사세크는 1959년 겨울부터 1960년 봄까지 매일 해가 뜨는 순간부터 질 때까지 로마의 거리를 그렸다. 도시 구석구석을 발로 누비며 로마 사람들의 일상과 풍경을 수채화와 글로 기록했고 그렇게 완성된 그림책이 ‘디스 이즈 로마(This is Rome)’다.
책은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건국신화로 문을 연 뒤 바티칸과 콜로세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등 로마를 상징하는 명소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사세크는 황제 조각상에서 현대 로마인의 일상으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옮기며 고대 유산과 오늘의 삶을 절묘하게 엮어냈다. 이번 복각판은 원작의 수채화 감성을 온전히 되살리기 위해 정교한 이미지 복원과 용지 선택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따뜻한 질감과 깊은 색감이 전해져 독자는 어느새 로마의 거리와 햇살, 사람들의 숨결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라이프 오브 파이
캐나다로 향하던 중 난파 사고를 겪은 소년 파이가 벵골호랑이와 함께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에 남겨진다. 프로젝션, 조명, 음향이 신비로운 바다 풍경을 연출하고 세 명의 퍼핏티어(인형 조종사)가 조종하는 퍼핏(인형) 호랑이가 실감 나는 무대를 선사한다.
기간 12월 1일~2026년 3월 2일
장소 GS아트센터
보니 앤 클라이드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에 실존한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다.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차량 절도와 강도를 거듭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범죄자였음에도 파격적인 행보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이후 로맨스로 재조명됐다. 1967년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됐다.
기간 12월 11일~2026년 3월 2일
장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허들
허들 실업팀 입단을 꿈꾸는 고등학생 서연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빠의 유일한 보호자가 된다. 서연에게는 허들을 넘는 속도보다 불행의 속도가 빨랐다. 냉혹한 현실과 맞닥뜨린 청소년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세심하고 진정성 있게 비춘다.
개봉일 12월 3일
12월 이야기
존재한 적 없고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여덟 명이 연말 어느 밤 한자리에 모여 고백과 침묵, 환상과 회귀가 뒤섞이는 연극적 세계를 펼쳐낸다. 무대는 관객의 기억을 두드리는 유년의 집이자 마음의 은신처로 변한다.
기간 12월 1~31일
장소 반쥴 스테이지
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각색해 성 역할과 성차별이 사라진 가상의 미래에서 대학생들이 고전 연극을 체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성연 연출가는 재기발랄한 연출법으로 연령과 세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기간 12월 15~16일
장소 국립정동극장 세실
해방의 소리, AI로 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방의 순간을 담은 기록에 새 새명을 불어넣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음성과 음악을 통해 잊혀진 시간과 감정을 소리로 전한다. 특히 1945년 12월 임시정부 요인의 귀국을 환영하며 울려퍼졌던 ‘임시정부환영가’ 악보가 최초로 공개됐다.
기간 ~12월 31일
장소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
THE INFINITESIMAL 무한소
회화·조형·가구 디자인 등 매체를 넘나들며 틀과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해온 김마저 작가는 형태와 비형태, 정지와 움직임, 질서와 자유가 공존하는 조형적 세계를 보여준다. 관람자는 예술을 시각적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감각을 탐색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기간 ~2026년 1월 17일
장소 아셀아트컴퍼니

SOZO(想像)
작가명 ‘SOZO(소조)’로 활동해온 가수 쇼헤이의 첫 개인전이다. 그는 점토와 조소로 감정을 시각화해온 작업을 바탕으로 불완전함 속에서도 자신을 표현하고 나아가는 용기에 대해 말한다.
기간 12월 9~14일
장소 GG2 갤러리
컴업(COMEUP) 2025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가 모이는 글로벌 축제다. 올해 슬로건은 ‘미래를 다시 쓰는 시간(Recode the Future)’으로 기술과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새롭게 쓰자는 의미다. 국내 스타트업과 글로벌 투자자·대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해외 참여도 확대됐다.
기간 12월 10~12일
장소 서울 코엑스
서울윈터페스타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산타마을 빌리지부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잇는 K-컬처존까지 국내 최대 겨울 축제가 열린다. ‘판타시아 서울,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환상의 서울’을 주제로 공연과 체험이 어우러진 이색 프로그램이 대거 준비됐다.
기간 12월 12일~2026년 1월 4일
장소 광화문 일대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