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교역·투자부터 AI·방산·문화까지… 한·멕시코 협력 속도 낸다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 채택
16년 만에 이뤄진 대한민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이 양국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4일
(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궁인 팔라시오 나시오날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향후 협력 방향을 정리한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금융·교육·문화·관광·개발·세관 등 7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16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특히 7년간 이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인공지능(AI) 협력 선언을 채택하는 등 경제·첨단산업 분야의 협력을 구체화했다.
9월 25일에는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간 무역협정 논의 재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K-엑스포와 K-팝 공연 현장을 찾아 콘텐츠·문화 분야 교류 확대에 힘을 실었다.
‘투자보장협정’ 7년 만에 타결
이 대통령은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지인 멕시코는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양국 협력이 도약의 길로 들어선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의 구체적 성과는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과 금융·공급망 부문 연계 강화 ▲AI·디지털·항공우주·방산 등 미래 첨단 분야 협력 확대 ▲문화·교육 협력 확대 및 미래세대 간 교류 기반 조성 ▲치안·농업·반부패 등 민생 분야의 구체적 협력체계와 이행계획 마련 ▲국제사회 공동과제 대응 공조 강화 등이다.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7년간 진행된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의 최종 타결이다. 이 대통령은 “향후 서명 및 국회 비준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개정 협정이 조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투자유치국의 정당한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투자자의 투자 회수와 손실보상 등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페이퍼 컴퍼니의 무분별한 분쟁 제기를 막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투자 자금 이전을 보장하는 한편 과도한 조세 조치에 대한 구제 경로도 신설했다.
금융 협력도 확대한다. 양국 수출입은행은 1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전대금융은 정부나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와 다른 나라의 정부·기업 등에 다시 대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우리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멕시코 기업과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5월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우리 기업의 멕시코산 원유 수입 물량이 회복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원유를 비롯한 핵심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급을 논의할 양국 간 대화 채널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안정적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선 ‘무역협정 체결’이 긴요하다는 뜻을 멕시코 대통령에게 전했다”며 “통상 당국 간 공동의 이익 연구를 진행해 더욱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형성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I부터 우주·방산까지… 첨단산업 협력 넓혀
두 정상은 AI와 디지털 전환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AI 협력 선언’도 채택했다. 특히 2028년 멕시코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을 맡는 만큼 2025년 경주 APEC에서 채택된 ‘AI 이니셔티브’의 이행 상황을 양국이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인간 중심, 공공 이익, 안전과 신뢰를 중시한다는 공통 인식을 바탕으로 혁신과 안전이 조화를 이루는 AI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오는 11월에는 우리나라 AI·디지털정부 민관사절단이 멕시코를 찾아 구체적인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항공우주와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힌다. 양국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우주 분야에서는 실무그룹을 신설해 평화 목적의 우주 탐사와 활용을 위한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멕시코의 군 현대화 과정에 한국의 방산기술과 제품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우수한 방산기술이 멕시코 현지 생산으로 이어져 멕시코의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양국이 제3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문화·민생까지 손잡는다
경제와 첨단산업을 넘어 교육과 문화,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K-팝을 넘어 K-뷰티와 K-푸드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멕시코 국민의 애정이 남다르다”며 “멕시코 국민이 K-컬처를 더 자주, 또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멕시코 내 관련 시설 구축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고, 올해 안에 실무그룹을 만들어 양국 간 콘텐츠 공동 제작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세대 간의 교류야말로 양국 관계를 공동 번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셰인바움 대통령은 양국 학생을 지원하는 정부 간 장학 프로그램 신설을 제안했고 구체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치안과 농업 등 민생 분야의 협력도 구체화한다. 양국은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가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치안 인프라와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한국의 농업기술이 멕시코 중소 농민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2027년부터 실질적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멕시코산 수산물과 축산물의 안전관리와 효율적인 수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성공적 G20 개최·한반도 평화 협력 등 다짐
양국은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2028년 G20 의장국으로서 멕시코의 2029년 G20 의장국 수임 의사를 환영하며 성공적인 G20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조 의지도 확인했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급 협의체를 운영하고 경제공동위원회를 연례적으로 개최해 이행계획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기업 간 협력도 본격화했다. 이 대통령과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 후 대통령궁에서 한·멕시코 기업인 간담회를 공동으로 주재하고 양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9명의 한국 기업인을 비롯해 양국 정부 고위인사 등 모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멕시코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플랜 멕시코(Plan Mexico)’의 성공을 위해 한국도 동반자로서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월 21일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방문 등 5박 7일간의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27일 귀국했다. 이번 멕시코 방문으로 이 대통령은 취임 1년여 만에 중남미 주요 국가를 모두 방문했다.
고유선 기자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
“멕시코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양국 새로운 성장 기회 열릴 것”
한국과 멕시코가 제조업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경제 협력을 첨단산업과 에너지, 문화창조산업으로 넓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멕시코 국빈방문 중인 9월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에는 양국 정부와 경제계 인사 약 300명이 참석해 새로운 투자와 사업 기회를 논의했다.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로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206억 달러에 달했다. 멕시코에는 56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의 제조 역량과 북미시장 접근성에 한국의 기술·혁신 역량을 결합하면 양국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무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부터 다진다. 아직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한국과 멕시코는 무역협정의 잠재적 이익과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공동이익연구(Joint Benefit Study)’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7년간 진행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도 최종 타결했다.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투자·첨단산업·공급망 ▲미래 신산업·에너지 ▲문화창조산업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논의했다. 양국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바이오·헬스케어와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스템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업 간 협력도 이어졌다. 포럼을 계기로 포스코인터내셔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멕시코항공우주산업연맹(FEMIA)의 항공우주산업 협력 양해각서(MOU)와 HS효성첨단소재의 산루이스포토시 산업용 제품 생산기지 투자 MOU 등 4건의 민간 MOU가 체결됐다.
문화산업도 새로운 협력 분야로 떠올랐다.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K-뷰티와 K-푸드 수입 규모가 가장 큰 국가이자 세계 14위 규모의 콘텐츠 시장이다. 국빈방문에 맞춰 열린 ‘2026 멕시코 K-박람회’에는 한국 기업·기관 120곳이 참가했다. 이 대통령이 방문한 수출상담 현장에서는 행사 첫날에만 34건, 12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우리 기업에 멕시코는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북미와 글로벌 시장을 잇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며 “멕시코의 제조 역량과 뛰어난 북미시장 접근성, 그리고 한국의 검증된 기술과 혁신 역량, 산업 경쟁력이 더해지면 양국 모두에 더 넓고 풍요로운 성장의 기회가 열릴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기업들이 “공동 번영의 미래를 향해 새로운 협력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며 대한민국도 멕시코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양국 경제인의 도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멕시코 동포 만찬 간담회
“다음 세대 위한 희망의 나라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한 호텔에서 현지 동포들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한인시민경찰대, 사랑의손길 등 주요 동포단체 관계자와 경제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한글학교 관계자 및 문화·예술·체육계 인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121년 전 열악한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며 자발적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은 동포들의 마음이 아직까지 동포사회에 이어지고 있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을 소중히 이어온 한인 후손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양국의 든든한 가교가 돼준 멕시코 동포사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더불어 “문화산업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멕시코와 양국 간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구 재멕시코한인회장은 “이번 대통령 방문은 우리 동포에게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하고 “이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한층 확대되기를 바라며 우리 동포의 안전과 권익, 한인 차세대의 교육과 정체성 함양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기대하는 것이 많을 텐데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선 재멕시코한글학교 학생들이 동요 ‘오빠 생각’을 합창하고, BTS(방탄소년단)의 노래 ‘아리랑’에 맞춰 탈춤 공연을 선보였다.

낮에는 K-박람회, 저녁에는 K-팝 콘서트
“K-팝 사랑해줘 감사”
멕시코 청소년들에 선물 주고 공연 관람하고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9월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2026 멕시코 K-박람회’를 찾아 현지 K-팝 팬들과 만났다. 이날 랜덤플레이댄스에는 현지 댄스팀과 K-팝 팬 150여 명이 참여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음악 재생버튼을 누르자 세븐틴 유닛그룹 부석순의 ‘청바지’와 ‘파이팅해야지’,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차례로 흘러나왔다.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안무를 선보였고 이 대통령 부부는 박수로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K-팝을 사랑하는 여러분을 뵙게 돼 정말 기쁘다”며 “K-팝을 통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댄서와 가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K-팝을 통한 소통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이 대통령 부부는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콘서트 ‘스트레이시티(Stray City)’를 찾았다. 스트레이시티는 한국 아이돌그룹 스트레이키즈를 주축으로 한 음악 페스티벌로 콜롬비아 보고타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거쳐 멕시코시티에서 세 번째 무대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공연에 앞서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공연장을 찾은 멕시코 청소년들과도 만나 “K-팝을 사랑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한글이 적힌 에코백에 K-푸드와 K-화장품 등 한국 기업 제품을 담아 선물하고 K-팝을 좋아하는 이유와 스트레이키즈 멤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소개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스트레이키즈의 공연을 관람했다.
멕시코에서 K-문화에 대한 관심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82.8%이며 한국 음악과 영화 등 K-문화콘텐츠 경험률도 70~80% 수준이다. 정부는 멕시코를 중남미 최대 K-팝 시장이자 K-뷰티·K-푸드의 중남미 최대 수입시장으로 보고 있다.
K-팝의 인기는 한국 제품과 서비스가 현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접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K-박람회에는 식품·화장품·전자·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기업이 참여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BTS와 연계한 한국 문화·한국어 교육 상품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피부 측정 서비스 등을 살펴보고 한국 기업이 중남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도 들었다.
정부는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멕시코 국민이 K-콘텐츠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양국 간 콘텐츠 공동 제작과 인재 양성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음악과 춤에서 시작된 멕시코의 K-문화 열기가 문화 교류를 넘어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잇는 통로로 확장되고 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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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