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방 굳게 잠긴 문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창문조차 없는 낯선 방에서 눈을 뜬 일곱 명.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왜 이곳에 모이게 됐는지도 알 수 없다. 탈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보지만 하나뿐인 출입문은 굳게 잠겨 열리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타인에 대한 경계, 날 선 분위기는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연극 ‘19호실’은 2014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청소년극 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탄생했다. ‘가장 리얼한 청소년의 모습’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타협 없는 솔직함과 현실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새롭게 각색된 이번 시즌은 김수희 연출과 이성권 작가가 참여해 시대와 무관하게 모든 현대인이 마주하는 ‘성장’의 순간에 주목했다. 성장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고민과 갈등, 해방과 연결의 감정이 녹아 있다. 작품 속 ‘닫힌 문’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 성장의 경계 그 자체를 환기한다. 주연과 조연의 구분도 없다. 일곱 명의 배우 모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얼굴로 무대 위에 선다. 학교와 거리, 집 어디에서나 볼 법한 현실의 군상이 겹쳐지며 인물들의 감정은 거칠게 출렁인다.
기간 12월 17~28일 장소 더줌아트센터

디지털 이미지가 된 자연이 묻다
회화란 무엇인가
전영진 작가는 최근 ‘이미지의 층위와 회화적 경험’이라는 문제의식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PIXEL LAND’전에서 작가는 자연 풍경을 소재로 삼되 이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이미지, 기하학적 구조, 회화적 물질성을 한 화면에 병치해 관객이 이미지의 출처와 구조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회화는 여러 이미지가 충돌하고 겹쳐지는 장으로 확장되며 ‘회화란 무엇인가’, ‘이미지는 어떻게 인식되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가령 ‘Geometric Scenery 2510’은 디지털 이미지처럼 보이는 자연의 형상을 회화적 물질성으로 번역한 작품이다. 매끈한 배경과 두드러진 입체적 질감을 함께 배치해 ‘평면적 회화’와 ‘촉각적 회화’라는 이질적인 표현 방식이 하나의 장 안에서 연결되도록 구성됐다. 화면 중앙의 산과 수평선은 익숙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표면에 남은 조형적 단서들은 디지털 작업이나 영상의 한 프레임처럼 ‘이미지화된 자연’임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처럼 자연 풍경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자연을 닮은 이미지가 회화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기간 ~2026년 1월 15일 장소 웰컴 아트 스페이스 용산
프로젝트 30: 2막 Deep Field 심연
30인의 감독이 3분씩 선보이는 30개의 이야기를 3개의 막으로 엮은 ‘옴니버스 스낵무비’다. 두 번째 막에서는 사유와 관찰을 예술적 시선으로 밀도 있게 풀어낸 섹션이 펼쳐진다. 정통 영화 문법부터 무성영화, 실험적 아트 시네마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모였다.
개봉일 12월 19일
만약에 우리
청춘을 바쳐 사랑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별했던 남녀가 10년 후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따라간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청춘의 모든 순간과 그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개봉일 12월 31일
크리스마스 캐럴
영국 런던에 사는 악명 높은 구두쇠 스크루지에게 세 정령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찰스 디킨스가 집필한 원작 소설을 살짝 비틀어 스크루지가 수전노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따뜻한 본성을 되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기간 ~12월 28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팬레터
1930년대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의 일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천재 소설가와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비밀에 싸인 작가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로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펼쳐낸다.
기간 ~2026년 2월 22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노인의 꿈
작은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봄희’가 영정사진을 직접 그리고 싶다며 찾아온 할머니 ‘춘애’를 만나며 특별한 인연이 시작된다. 현실과 이상, 세대와 세대가 맞닿는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기간 2026년 1월 9일~3월 22일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기슭의 버추얼 그린:
우리는 고통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과 땅이 만나는 ‘기슭’을 매개로 사회적 폭력과 고통을 어루만진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맞닿는 기슭에서 뜻밖의 전환이 일어나듯 이샛별 작가의 작품은 경계의 지점을 따라 새로운 서사를 펼쳐보인다.
기간 ~12월 31일
장소 갤러리에스피
우리들의 이순신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등 이순신 장군이 직접 남긴 기록을 중심으로 한 인간으로서의 내면과 시대가 만들어낸 상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순신 종가 유물 34점을 포함해 국보 15점, 보물 43점 등 669점의 전시품이 공개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순신 전시다.
기간 ~2026년 3월 3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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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f This Age
20년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구입한 촛대와 초록색 데이비드 호크니 서적 등 이소연 작가가 오랫동안 소유하며 사용해온 오브제들로 구성됐다. 호크니 책은 작가의 작업 방향을 바꿔놓았을 만큼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존재다. 사적인 공간에 초대된 관객은 색과 빛,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분위기 속에서 하나의 감각적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기간 12월 17일~2026년 2월 8일
장소 조현화랑 서울
임실 산타축제
2024년 31만여 명이 찾은 임실 산타축제가 방문객 증가 추세를 반영해 가족 중심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콘텐츠를 대폭 확대하고 교통 편의시설을 보완했다. 특히 큰 호응을 얻은 빙어 잡기 체험장은 면적을 두 배로 늘려 더 많은 체험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축하 공연도 열린다.
기간 12월 25~28일
장소 임실치즈테마파크 일원
함평 겨울빛축제
‘함평의 밤, 빛의 향연’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시가지 곳곳에 오색 경관조명을 밝혀 함평 어디를 가든 축제를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확장했다. 크리스마스 마칭밴드 공연과 버스킹 무대, 트리 만들기 등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기간 ~2026년 1월 11일
장소 함평엑스포공원 일원
이근하 기자